

중국산 자동차 중 승용차는 9472대다. 대부분 중국 지리홀딩그룹(지리홀딩) 자회사 볼보, 볼보와 중국지리홀딩그룹의 합작 브랜드 폴스타, 독일 BMW의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전량 중국 다칭(大慶) 공장에서 생산되는 볼보 플래그십 세단 S90은 지난해 국내에서 4361대 팔렸다. 같은 기간 2794대가 팔린 폴스타 전기차 폴스타2도 타이저우(台州)시 루차오(路橋)공장에서 생산된다. BMW의 전기 SUV ix3도 선양(瀋陽)공장 생산분 2096대가 팔렸다.
수입차 업계는 그동안 중국 공장 생산 여부에 민감하게 대응해왔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구축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손상할 수 있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메이드 인 차이나’ 수입차를 대하는 인식은 갈리고 있다. 공장 설비와 부품이 같다면 생산지가 유럽이든 중국이든 동일한 차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동차가 한 국가의 제조업 수준 및 문화를 상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산 차량의 신뢰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이 지난해 311만1000대를 수출하며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떠올라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 생산 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연 생산량 100만 대의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량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7∼12월) 한국에 판매될 폴스타의 폴스타3도 미국 공장 증설 지연으로 인해 중국산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 역시 S90 외 다른 차들을 중국에서 가져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중국 수입차의 공세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산 상용차는 3255대가 수입돼 2021년(1216대) 대비 약 168% 늘었다. 비중도 미국산(26.5%)에 근소하게 뒤진 2위(20.4%)였다. 여기에 중국 토종 전기차 1위 브랜드 비야디(BYD)가 연 판매량 약 2000대를 목표로 1t 전기 트럭 T4K(티포케이)를 들여올 채비를 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고급 수입 브랜드라도 중국산에는 거부감을 보이던 소비자들도 최근 둔감해진 모습”이라며 “중국산 자동차의 낮은 가격이 요즘 같은 불황기에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