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스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적자 행보를 이어가며 한국 철수설까지 불거졌던 한국GM의 반등 여부를 결정할 전략 모델로 꼽힌다. 한국GM은 트랙스가 지난달 한 달 동안에 해외에 1만5311대를 판매하며 국내 SUV 수출 실적 1위에 오른 트레일블레이저(소형 SUV) 못지않은 흥행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경영 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약속한 모델들이다”라며 “이들 소형 SUV를 기반으로 50만 대 생산을 달성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불황기에 국내 소형 SUV 시장이 재조명받고 있다. 연초부터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더 많아지는 실속형 소형 SUV 신차를 내놓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는 1월 올해의 첫 차로 코나의 신형(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코나’를 출시했다. 큰 차량을 선호하는 최근의 차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준중형 SUV에 버금가는 크기로 몸집을 키웠다. 코나도 전장 4350mm, 축간거리 2660mm로 이전보다 각각 145mm, 60mm 길어졌다.
2월에는 기아가 니로 하이브리드·전기차(EV) 연식변경(상품성 개선) 모델인 ‘The 2024 니로’를 출시했다. 니로는 지난해 7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되며 2022년 소형 SUV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셀토스(4만2983대)에 이어 2위(2만9104대)에 오른 인기 모델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소형 전기 SUV를 잇달아 내놓았다. BMW는 1월 iX1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고 4월부터 본계약에 들어갈 계획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연초 기존 모델의 전기모터와 배터리 성능을 개선한 전기차 모델 XC40 리차지의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연료를 불문하고 각종 신차가 쏟아지면서 소형 SUV 시장이 다시 활황을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르노코리아의 XM3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현대차의 베뉴 등 기존 인기 차종들까지 고려하면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에는 10개 안팎의 차종이 경쟁하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