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는 ‘차량 높이 자동조절(ELC, Electronic Leveling Control) 시스템’을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ELC 시스템을 시험용 차에 장착해 기술 신뢰성과 부품 내구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맞춰 위나 아래로 최대 60mm까지 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에어서스펜션과 비슷한 기능이지만 전동식 유압 펌프 장치를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한다. 유압 장치를 이용해 전륜과 후륜, 네 바퀴 모두에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유압식 서스펜션은 지난 1955년 시트로엥이 DS19를 통해 선보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당시 험로 주행안정성과 편안한 승차감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0년대에 롤스로이스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에어서스펜션은 시트로엥의 유압식 서스펜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장치다. 유압식 서스펜션으로부터 시작된 에어서스펜션이 진화를 거듭한 IT기술과 융합돼 다시 유압 방식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전기차의 경우 차 높이 조절을 통해 차체 바닥에 장착된 고전압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다. 높이를 높여 도로 연석이나 비포장도로 등 거친 노면에서 차체 하부가 긁히거나 손상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높이를 낮추면 고속 주행 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고 무게 중심을 낮춰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에 도어 개폐 정보와 연동해 사람이 탑승하거나 짐을 싣거나 내릴 때 편의를 높일 수도 있다. PBV에 이 기능을 적용하면 차량 이용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센서와 제동, 조향, 현가, 램프 등을 결합한 모빌리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