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는 지난 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데이(KIA EV Day)’를 통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 EV5’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해당 콘셉트 양산모델인 EV5(가칭)와 EV6를 올해 중국 시장에 출시하고 내년에는 플래그십 전기 SUV 모델인 EV9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 재도약을 위해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현지 미디어와 만났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장도 함께했다. 중국법인에서는 김경현 총경리(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행사에 참석했다.

기아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이뤄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중국에서 179만2000대를 판매해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판매량이 감소했고 작년에는 34만3000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점유율은 10%대에서 1%대로 쪼그라들었다. 실적 하락률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러시아보다도 높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 성과를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기아만 놓고 보면 2016년 65만7000대에서 작년 9만5000대로 판매량이 급감한 상태다. 수년 동안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 철수설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다.

이날 기아는 글로벌 최대 판매량 등 2022년 주요 성과를 소개하면서 올해 전용 전기차를 투입해 중국 시장 리더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지 전기차 생산체계도 강화한다. 기아에 따르면 이번 콘셉트카 양산모델인 EV5는 기아 옌청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처음 생산되는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다. 현재 중국에서는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K3 전기차가 현지 전략 모델로 생산되고 있다. EV5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2번째 전기차인 셈이다. 브랜드 3번째 전용 전기차인 EV5의 국내 및 글로벌 판매 여부는 미정이다. 중국 업체 합작구조 역시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이미 현지 업체 둥펑과 결별한 합작구조 개편을 거쳤기 때문에 규제가 폐지됐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지분 재편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전용 전기차를 선보여 현지 소비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이동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