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오토에버는 4일 HD현대그룹 글로벌 R&D센터에서 아비커스와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선박 적용을 위한 기술 협력 체결식을 가졌다.
두 업체는 아비커스가 자체 개발한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 ‘뉴보트(NeuBoat)’에 현대오토에버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mobilgene)’을 적용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비커스 뉴보트는 운항 보조 수준인 모니터링 및 경고 기능을 넘어 운항 및 도킹 정보를 제공하고 운항제어와 보조 기능 등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협약에 따라 오는 2025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시스템 개발과 품질검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력 시장은 북미 레저보트 시장으로 설정했다. 미국은 전 세계 5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규모가 큰 레저보트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40만 척 이상 규모 자율운항 솔루션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세계 레저보트 신조 및 개조 시장 수요는 연간 200만 척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보트 건조가 40% 이상 증가하는 등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운항 솔루션 시장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비커스의 경우 작년 5월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현대오토에버 모빌진은 글로벌 개발 표준 오토사(AUTOSAR)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동차 업계가 양산하는 200종 이상 제어기에 적용돼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현대오토에버는 선박 자율운항에 이어 로봇과 항공 모빌리티,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 플랫폼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보트 자율운항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자율주행과 기술 개념이 유사하지만 적용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보트의 경우 바람이나 조류 등 외부 환경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제어가 어렵다. 아비커스는 HD현대그룹이 50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현대오토에버의 견고한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아비커스의 최고 수준 자율운항 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트 자율운항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함께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양남 현대오토에버 융합솔루션센터장 상무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차량용 플랫폼이 선박과 로보틱스, 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종산업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거두고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