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는 2023년 한해 동안 국내 56만3660대, 해외 251만6383대 등 총 308만5771대(특수차량 5728대 포함)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2022년 대비 6.3% 늘어난 판매대수로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전 연간 최대 판매 기록은 2014년 303만8552대(국내 46만5200대, 해외 257만3352대)다. 국내와 해외 판매 모두 신기록을 달성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4.6% 늘어난 56만3660대다. 전체 판매량 증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니발 포함)이 이끌었다. SUV 판매대수가 2022년 29만2425대에서 작년 33만28대로 12.9%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 SUV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50.2% 늘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6% 증가에 그쳤지만 여전히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2022년 17만4678대에서 12.4% 오른 19만6421대로 집계됐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전동화 시스템이 채용된 차종을 말한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 역시 하이브리드 SUV가 주도했다. 기아 연간 판매 실적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32.3%에서 34.7%로 소폭 늘었다.
순수전기차 판매는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판매대수는 4만9419대에서 5만1319대로 3.8% 증가했다. 국내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1%로 2022년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레이EV와 EV9 등 전기차 라인업이 강화된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그룹 방향성에 비춰보면 지난해 기아가 달성한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늘어나야 하는 전기차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K8 4만437대(하이브리드 2만5211대), K5 3만4579대(하이브리드 1만2299대), 모닝 2만5879대, 니로 2만3475대(전기차 7161대), EV6 1만7227대, K3 1만3204대, EV9 8052대, 모하비 5020대, K9 3898대, 스팅어 483대 순이다. 상용차로 분류되는 봉고트럭은 총 6만2919대가 판매됐고 이중 전기차는 1만5152대다.
해외 판매는 6.7% 성장한 251만6383대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 인도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한다. 각각 82만3910대, 60만6788대, 25만5000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시장 이전 최대 판매 기록은 미국 70만4088대(2022년), 유럽 54만7107대(2022년), 인도 25만4556대(2022년) 등이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 역대 최대 판매 실적 요인으로 생산 물량 증가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꼽았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이슈가 해소되면서 생산 물량이 증가해 신차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쏘렌토와 카니발, K5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새해 주요 계획으로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 완공과 새로운 소형 전기차 EV3 판매 등을 꼽았다. 기아 관계자는 “새로운 전기차를 투입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도 상품성을 기반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