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함께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각 사가 지주사 산하로 들어가는 합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두 회사는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TBS는 “이달 23일에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에 대한 정식 발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일본 취재진에 “닛산뿐 아니라 미쓰비시와 협업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합병)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이던 혼다와 닛산이 합병 추진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의 경영 부진이 한몫했다. 혼다와 닛산은 비야디(BYD)나 지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바람에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서 고전해 왔다. 혼다는 중국 7개 생산 라인 중 3곳의 폐쇄를, 닛산은 전 세계 사업장 직원(약 13만 명)의 6.9%에 달하는 9000명에 대한 감원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각 사는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등 개발에 대형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그동안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해 왔는데 최근 관계를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혼다는 올 3월에도 닛산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닛산과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차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부상하고 전기차나 자율주행 개발이 활발해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 완성차 업체 간 동맹 논의가 가속화됐다”며 “현대차의 경우 현재 경영 성적표가 좋지만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에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