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샤오펑은 최근 한국지사 대표 선정과 판매를 위한 딜러사 모색에 나섰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펑이 중국 본사 차원에서 한국지사 설립을 위해 지사 대표로 뽑을 만한 인물을 찾고 있다”며 “더불어 국내 판매를 위한 딜러사 추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설립된 샤오펑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전기차를 만들어내며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신흥 브랜드다. 지난해부터 샤오펑의 전기 세단 P5가 국내에서 시험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샤오펑의 한국 진출 가능성은 그간 높게 점쳐졌다.
샤오펑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탑재하고도 4000만 원 미만으로 판매되는 P7+를 포함해 현재 7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는 샤오펑은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기준 지난해 11월 자사 월간 최다 판매 기록(3만895대)을 경신했다.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은 바가 컸다.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 성장률이 2023년 64%에서 2024년 16%(전망치)로 줄어드는 등 세계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진 가운데 샤오펑을 비롯한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가파른 성장세는 세계 주요국들의 견제로 이어졌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미국이 지난해 9월 기존 25%였던 관세를 100%로 대폭 상향했고, 유럽연합(EU)도 지난해 10월 최대 45.3%의 반보조금 관세를 매긴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한 딜러사 관계자는 “안방인 중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확보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의 관세 장벽을 피해 한국 진출 기회를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대부분 진출 지역 현지 딜러사와 계약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만큼 국내 수입차 유통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중국 브랜드들은 국내 렌털 업계에 전기차를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을 통해 한국에 ‘스며드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