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배너 항만은 현재 연간 53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취급한다. 조지아주 정부는 2030년에 700만 TEU, 2035년에 900만 TEU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항만 확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투입 비용은 42억 달러(약 6조 원)다. 확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조지아 전역에 형성된 한국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로 인해 서배너 항만으로 유입되는 물동량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조지아 항만청의 데이비드 포터 지역영업부장은 한국어 명함까지 만들어 자신을 소개했다. 포터 부장은 “조지아 항만청은 증가하는 물동량에 대응하기 위해 항만 터미널 시스템 전반에 걸쳐 투자를 벌이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내 투자가 항만 확장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 車 격전지 美서 부품-물류-생산-판매 전 과정 완성

2003년 미국에 일찌감치 진출한 현대제철도 3대 생산 시설에 연간 총 90만 대 분량의 자동차용 강판을 보내고 있는데 이를 향후 11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최근에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 강판용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의 25% 관세 부담 없이 현대차 공장에 철강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미국에 떨어진 수많은 부품은 1차 관문인 현대모비스 공장으로 향한다. 자동차 산업 격전지인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생산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일 방문한 웨스트포인트 현대모비스 조지아 공장에선 한 공장 관리자가 범퍼 라인을 돌며 급하게 무전을 하기 시작했다. 범퍼 라인 인력이 부족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관리자가 급하게 추가 인력 투입을 지시했고 3분 만에 해당 라인 감독자가 현장에 나타났다.
이상민 현대모비스 조지아 공장 책임은 “기아 조지아 공장을 비롯한 미국 내 현대차그룹 생산 방식은 2시간 안에 필요한 부품을 현대차와 기아의 최종 라인으로 보내는 실시간 방식”이라며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은 3교대, 24시간 풀가동 체제라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 美 소비자 “현대차는 국산 브랜드 이미지”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덕분에 조지아주를 중심으로 미국 남부 주민들 사이에선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우호적이다. 차량 시승을 위해 애틀랜타 현대차 매장을 찾은 웨인 워커 씨(71)는 “현대차와 기아는 국산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조지아 주민들이 갖는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이미지는 친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대차 측은 미국에서 일반 현대차 매장과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매장을 분리 운영하기로 했다. 미국 전역에서 지난해 말 47개 제네시스 매장이 문을 열었고 올해 말 90개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동남부 지역에 구축한 밸류체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자동차 관세(25%)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HMGMA를 중심으로 현대차는 기존 100만 대가량의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12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마틴 차관은 “조지아와 한국의 관계는 50년 이상 이어져 왔다”며 “주 정부는 우리 주에 투자하면 조지아 회사로 취급해 항만 물류, 세액 공제 등의 지원을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엘라벨·웨스트포인트=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