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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관세 ‘이중고’…현대차, 국내 전기차 투자 ‘감속’

뉴시스(신문)
입력 2025-04-18 11:06:00업데이트 2025-04-18 11:07:00
ⓒ뉴시스
현대차가 울산공장을 포함한 국내 전기차(EV) 생산시설 투자에 제동을 걸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라는 이중 악재로 일단은 하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울산1공장 2라인의 가동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다.

이 라인은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하는 곳으로, 이달 초에도 일부 감산(공피치) 조치가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17일자로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유럽과 캐나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지로 아이오닉5 등의 전기차 차종 오더 물량이 급감했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 등에 따라 전기차 생산·판매 실적 및 백오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EV 생산 조정은 이같은 수요 위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EV 모델인 아이오닉 5는 지난달 국내 판매가 1129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9.2% 감소했다.

이와 함께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을 시작하며 수출 물량도 줄어든 상태다.

당초 올해 본격적인 가동이 기대됐던 울산 6공장(전기차 전용공장)의 일정 역시 불투명해졌다. 완공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현장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 6공장의 가동이 1~2년 미뤄질 수 있다는 말도 있다”며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으로 수출도 녹록치 않아 국내 생산 현장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6공장에서 당초 계획했던 전기차 전용 생산 대신, 하이브리드차나 주행거리연장차(EREV) 등 다른 친환경차를 함께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도 울산 6공장에서의 하이브리드 병행 생산을 요구한 바 있다.

전동화 전환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하이퍼캐스팅 공정도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도입할 예정이던 하이퍼캐스팅 설비의 목표 시점을 당초보다 2년 늦은 2028년으로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퍼캐스팅은 대형 알루미늄 부품을 단일 구조로 제작해 생산 효율성과 차체 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EV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은 시장 변화에 맞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정부도 보조금 확대와 세제 지원 같은 정책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