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CATL은 최근 자체 테크데이 행사에서 자사 대표 제품 ‘선싱(Shenxing)’ 배터리의 2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5분 충전으로 520km 주행이 가능해 중국 현지 경쟁사인 BYD의 470km 기록을 뛰어넘었다.
FT는 “이들은 주요 서구 경쟁사들보다 앞서 나갈 것”이라며 “테슬라는 15분 충전에 200마일(321km), 벤츠는 10분 충전에 325km 주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FT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얼마나 빨리 중국 밖으로 이런 기술을 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고 덧붙였다.
CATL은 또 해당 배터리가 그간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로 꼽혀 왔던 추운 지역에서의 성능 저하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영하 10도의 저온에서도 15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CATL은 연내 67개 이상의 전기차(EV) 모델에 이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리튬 전지의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해 왔으나 에너지 출력이 턱없이 부족해 뒤로 미뤄 뒀던 상황이다. ‘소금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현실화된다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판도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술들이 양산에 들어갈 경우에도 수율이 안정될 것인지 등 난관이 남아 있어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 확대 뒤에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 투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ATL은 최근 1분기(1∼3월) 보고서를 통해 이 기간 연구개발비로 48억1400만 위안(약 9500억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연간으로 단순 추산하면 약 3조8000억 원의 금액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1조882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삼성SDI는 1조2976억 원, SK온은 2770억 원을 투자했다.
CATL은 최근 한국 시장을 노리며 올 2분기 한국 법인 설립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을 피해 한국을 새로운 시장 진출 거점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