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기차 수요 침체로 수출이 급감하고, 재고가 쌓이자 생산라인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는 올 들어서만 3번째 전기차 생산라인 중단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7일~30일 울산 1공장 2라인의 휴업을 결정했다. 이 라인은 아이오닉 5와 코나EV 생산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이달 초 아이오닉 5를 대상으로 최대 600만원 규모의 할인 판매에 나섰지만, 재고 소진 속도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이다.
수출 실적도 크게 악화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4월 아이오닉 5를 2만7476대 해외에 판매했지만, 올해 1~4월에는 9663대로 수출량이 64.9% 급감했다.
코나EV의 수출량도 같은 기간 5916대에서 올해 3428대로 42.1% 감소했다. 월별 수출량은 ▲1월 1680대 ▲2월 853대 ▲3월 511대 ▲4월 384대 등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당초 생산라인 가동을 위해 ‘공피치(빈 컨베이어벨트 운영)’ 방식으로 유지해 왔지만, 이 역시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생산 조정’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사내 공지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오더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물량 확보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울산 1공장 2라인의 휴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과 4월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해당 생산라인 가동을 각각 닷새 정도 중단했다.
이번 생산 중단이 단순히 일시적 조정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구조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계 전반의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장기화로 전기차 생산량이 감소하면 고용 불안 등 추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부품사와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