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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경차? 지난달 중고차 판매 ‘톱3’ 싹쓸이

한종호 기자
입력 2025-06-20 14:27:59업데이트 2025-06-20 16:07:45
기아의 경형 해치백 모닝. 기아 제공기아의 경형 해치백 모닝. 기아 제공
‘경기 불황에는 경차가 잘 팔린다’는 공식이 중고차 시장에서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신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대형차 인기에 밀려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기아 모닝(3497대)으로 집계됐다. 쉐보레 스파크(3189대), 기아 뉴 레이(2709대)가 뒤를 이었다. 국산 중고차 판매량 ‘톱3’를 모두 경차가 휩쓴 것이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경차 인기는 매물 소진 속도에서도 드러난다.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올해 2∼4월 차량별 판매 기간을 분석한 결과 가장 빨리 팔린 중고차 차종은 현대차의 경차 캐스퍼(14일)였다. 쉐보레 뉴 스파크와 더 넥스트 스파크가 15일로 뒤를 이었고, 기아 더 뉴 모닝(18일)이 4위에 올랐다.

경차는 그간 신차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아 왔다. 지난달 국내 신차 시장에서 경차 등록 대수는 5626대로 전년 동월 대비 37.4% 줄어들었다. 경차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자, 완성차업체들도 수익성이 낮은 경차 신모델 개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유류비 부담이 적은 하이브리드·전기차가 주목받으며 연료 효율에 있어 경차가 가진 강점도 퇴색되고 있다.

그럼에도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다시 떠오르는 배경으로는 경기 불황이 꼽힌다. 사회초년생과 같이 여유 자금이 부족하거나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경차를 살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