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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최상위층 오감만족 ‘터’ 제네시스 라운지

정진수 기자
입력 2025-07-03 19:46:00업데이트 2025-07-03 20:44:49
“보시는 솥밥의 간은 석장염으로 맞췄습니다. 간장물에서도 바닥에만 남는 성질 때문에 밥이 익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칠맛이 우러나옵니다.”

제네시스 라운지 다이닝 메뉴에 들어가는 식자재는 극도로 제한된 귀한 재료만 쓰였다. 생소한 석장염처럼 소금 한 톨도 정성스럽게 얻은 것이어야 한다. 여기에 까다로운 조리 방식까지 한 그릇의 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코스 음식을 내온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5층. 이곳에 가면 특별하고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제네시스 라운지’가 자리 잡고 있다. 입장 자격은 제네시스 고객. 그 중에서도 G90 롱휠베이스와 블랙에디션 차주들로 철저히 제한된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는 제네시스는 지난 1일 국내 취재진에 제네시스 라운지를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이 ‘터’를 통해 자신들의 철학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터란 단순한 땅이 아닌, 사람과 자연, 사물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품은 공간이다. 한국 특유의 터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제네시스 브랜드 철학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정제된 환대의 무대였다.

공간은 오픈 다이닝 홀 ▲프라이빗 다이닝 룸 ▲사운드 룸 ▲싱글 몰트 위스키 바 등으로 구성된다. 벽 대신 여백과 흐름이 강조된 설계가 돋보인다. 메탈·아크릴·흙·화강석 등 빛의 반사·투과·흡수를 고려한 전통 소재들이 조화롭게 쓰였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따뜻하고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능호 작가의 도자 작품이 방문객을 맞는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그 시작이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 중 하나는 바로 사운드 룸. 이곳에는 스피커 디자이너 유국일 명장이 수작업한 고성능 금속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왜곡 없는 원음 구현이 가능해 마치 연주회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창 너머로는 남산과 영빈관까지 한눈에 펼쳐지는 파노라마가 함께한다. 프라이빗 음악 감상은 물론, 고요한 와인 한 잔과 함께하면 온전히 자신을 위한 공간이 펼쳐진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특별한 즐거움도 있다. 미국 허드슨 와이너리와의 협업으로 국내 단 40병만 입고된 ‘레이디버그 샤도네이 2022’가 제네시스 라운지에서만 제공된다. 와인 페어링 다이닝 행사에서 극찬을 받은 상품이다. 현재 제네시스 라운지 전용 와인으로만 존재한다.

이와 함께 45종 이상의 싱글 몰트 위스키, 다양한 한국 전통 차, 샴페인과 티 페어링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소믈리에가 직접 추천하는 티·위스키 테이스팅 코스는 미식 경험의 깊이를 더한다.

제네시스 라운지의 백미는 다이닝에 있다. 미슐랭 3스타 못지 않지만 가격은 15만 원에 불과하다. 계절마다 새로운 식자재를 중심으로 한식 코스를 재해석한다. 한식의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매력을 담아 맛과 멋,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보다 다양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단품 메뉴와 주말 한정 코스도 운영 중이다. 프라이빗 다이닝은 한국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은 설희경 작가의 테이블에서 제공된다. 남산을 조망하며 가족 또는 지인과 오롯이 식사할 수 있는 뜻깊은 터다.

이날 제네시스 라운지에서 만난 문정균 제네시스 공간 경험 실장은 “제네시스에게 공간이란 이제 단지 상품을 전시하는 곳뿐만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개체”라며 “더 나아가서는 고객들에게 제네시스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경험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청주’는 이 같은 일환으로 구축된 지역 거점이다. 청주는 전통 공예의 도시이자, 장인의 혼이 깃든 곳. 제네시스는 이 지역성과 브랜드 철학을 결합해 전통 건축 처마에서 영감을 얻은 60m 길이의 우드 캐노피, 지역 작가 조성옥의 특별 전시와 워크숍 등을 통해 한국적 장소성과 예술의 연결을 구현했다.

제네시스 청주는 브랜드와 지역 사회가 교감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운영 두 달 만에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전시 외에도 시승·신차 인도 등의 프로그램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한국적 고급스러움의 전파는 해외에서도 이어진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미국 내 제네시스 플래그십 거점이자, 한국 문화와 철학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공간이다. 다이닝과 전시, 문화를 엮은 복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최근에는 기네스 펠트로와 협업한 전시(The Forest Within)를 통해 소백산 숲의 정취를 디지털로 구현하고, 한국 고유의 사계절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해당 전시는 두 달간 7만8000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글로벌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을 확장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