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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 ‘로보틱스’ 점찍은 정의선…현대차그룹 똘똘 뭉친다

뉴스1
입력 2025-08-31 07:27:58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영상 캡쳐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영상 캡쳐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로보틱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선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으로, 그룹사별 역할 분담과 글로벌 협업을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새 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美 3만대 규모 로봇 공장 신설…7조원 투입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260억 달러를 투자한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 달러보다 50억 달러(약 7조 원) 증가한 수준이다. 늘어난 투자액은 미국 내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공장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로봇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집중 투자가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신규 공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생산 공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액추에이터 국산화…보스턴다이내믹스 기술력 과시

계열사도 발맞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최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로봇 동작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로봇 액추에이터 국산화율은 40% 수준으로 핵심 부품의 상당 부분을 일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 기술을 확보해야만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스팟은 최근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무대에서 춤을 추며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아틀라스는 물건 박스를 덮거나 적재함을 옮기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능력을 선보였다. 아틀라스는 이르면 올해 연말 완성차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5.1.6/뉴스1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5.1.6/뉴스1


정의선 “사람-기계 협업이 미래”…2030년 전체 매출 20% 로보틱스

정의선 회장은 로보틱스를 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직접 지목해 왔다.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약 2400억 원을 사재로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인터뷰에서 “제조업의 미래는 사람과 기계의 협업에 있다”고 로보틱스 산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높은 관심이 최근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계열사의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앞서 그룹 전체 매출의 20%를 로보틱스 분야에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는데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로보틱스 산업의 상용화를 위해선 최소 2~3년의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과 사람이 공생하기 위한 기술과 안전 표준 등의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로봇생산 기지 구축과 현대차 공장 내 실증 등을 통해 이 시간 내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빠른 로봇 기술 완성은 시장 선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실장은 “로봇은 한번 도입하면 브랜드 교체가 쉽지 않은 분야”라며 “초기 시장 점유율 확보가 향후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어스튜트 애널리티카는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이 연평균 27.2% 성장하며 2024년 약 37조 7000억 원에서 2033년 328조 6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