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AA]기술↑가격↓공간↑성능↑…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리더십 첫발

정진수 기자
입력 2025-09-09 00:13:07
ID.폴로·ID.폴로 GTI·ID.크로스·라발·에픽. 8일(현지시간) 오전 9시 폭스바겐그룹의 코어 브랜드들이 선보인 4종의 차세대 전기 소형차가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5’ 무대 위에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입문용이라는 그 말이 무색할 만큼,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으로 현장을 압도했다. 이날 모인 약 200명의 글로벌 취재진은 차량 소개가 이어질 때마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고, 새로운 개념의 전기차를 카메라로 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모두를 위한 전기차’라는 비전 아래 전기차 대중화의 새 지평을 여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날 발표를 통해 전기차의 대중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브랜드 핵심 가치를 그대로 반영한 이번 도심형 전기차 제품군은 입문형 모델부터 고성능 GTI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이번 신차는 하나의 공통된 플랫폼을 바탕으로 각 코어 브랜드별 고유 특성과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기술은 상위 세그먼트에서 가져와 상품성을 높였지만 가격은 합리적으로 책정됐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 코어 브랜드는 그룹 내에서 전략적 중심축 역할을 한다. 2023년부터 폭스바겐그룹은 브랜드를 △코어 △프로그레시브 △스포츠 럭셔리 △트럭&버스 등 4개 클러스터로 재정비했다. 이 중 코어 브랜드는 폴크스바겐을 비롯해 폴크스바겐 상용차·세아트(고성능 쿠프라)·스코다 등 대중차 부문을 대표한다.

이번에 선보인 전기차 제품군은 그룹 코어 브랜드들이 단일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공동 개발한 콤팩트 전기차다. 이 플랫폼은 기술 및 부품 공유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각 브랜드의 특성과 고객층에 맞춘 디자인 및 기능 차별화도 반영됐다.

블루메 CEO는 “상위 세그먼트에서나 볼 수 있던 프리미엄 기술을 보급형 전기차에 과감히 도입했다”며 “트래블 어시스트, 최신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고급 커넥티비티 기능 등 첨단 기술을 기본 사양에 넣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차량은 100% 유럽 내에서 개발·생산된다”며 “소비자들의 사용성, 안전, 지속 가능성 요구를 적극 반영해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모델 중 기대작으로는 ID.폴로가 있다. 가격은 2만5000유로(약 3000만 원 후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ID.폴로 세계 최초 공개는 내년 5월로 예정돼 있다. 판매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4.05미터 전장은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기존 폴로와 거의 동일하다. ID.폴로 GTI 고성능 모델은 최대 450km의 전기 주행 거리와 226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이들 입문용 전기차는 모두 스페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대중화 전략을 통해 유럽 도심형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올리버 블루메 CEO는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28%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며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도 확실한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이 약 4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번 전기차 패밀리로 연간 수십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블루메 CEO는 “시장에 맞는 유연한 규제와 산업-정치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전기차 보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