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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요타그룹 ‘LG화학 양극재 공장’에 1700억 규모 지분 투자… “美 중국기업 제재 해소”

김민범 기자
입력 2025-09-09 15:35:23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전경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전경
일본 도요타그룹이 LG화학 양극재 사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LG화학은 9일 도요타그룹 도요타통상이 구미 양극재 공장(LG-HY BCM) 지분 25%를 매입해 2대 주주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분은 금액으로 환산 시 약 1600억~1700억 원 규모라고 한다. 도요타통상은 도요타그룹 종합상사로 완성차 원자재 조달 상당부분을 담당하는 핵심 기업이다.

이번 투자로 도요타통상은 기존 화유코발트가 보유한 지분 49% 중 25%를 확보했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지분구조는 LG화학 51%, 도요타통상 25%, 화유코발트 24% 순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 제품은 지난 7월 새롭게 정의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PFE(Prohibited Foreign Entity)’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PFE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중국 등 제한 대상 외국 기업 기준을 말한다. 이 기준에 따라 미국이 제재하는 기업 지분율이 25% 이상인 경우 해당 기업이나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개념이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의 경우 기존에는 중국 화유코발트가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어 PFE 규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지분구조 변화로 PFE 기준을 충족하게 됐고 IRA 규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도요타통상은 구미 양극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를 북미 배터리 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 제품과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극재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구미 양극재 공장은 연간 6만6000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핵심 거점이다. 최근 전구체를 사용하지 않고 맞춤 설계된 메탈에서 바로 소성해 제품을 만드는 전구체 신공정 양극재(LGPF, LG Precursor Free)를 적용했다. 세계 최고 수준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LG화학은 고객사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2023년 도요타 북미 제조(TEMA)에 2조9000억 원 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작년 2월에는 제너럴모터스(GM)과 전기차 약 500만대분 양극재에 해당하는 25조 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 일본 합작법인 ‘PPES(프라임 플래닛 에너지&솔루션)’로부터 양극재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도요타통상의 이번 지분 참여는 LG화학이 미국 IRA 규제에 대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양극재 공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세계 최고 제품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