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리튬·배터리 원소재 컨퍼런스인 ‘패스트마켓컨퍼런스(Fastmarkets Conference)’에서 엔지니어링 기업 KBR과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라이선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KBR은 임직원 약 3만4000명을 보유한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에너지와 석유화학, 국방, 산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 첨단 기술과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한다. 80여개 국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업체이기도 하다.
이번 협약에 따라 KBR은 SK이노베이션의 BMR 기술과 자체 보유 고순도 결정화 기술(PureLi)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로열티를 받는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과 가우탐 크리슈나이아(Gautham Krishnaiah) KBR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 BMR 기술은 리튬을 선(先)회수하는 독자적인 공정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직접 회수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KBR 고순도 결정화 기술은 리튬 함유 용액에서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연속적인 냉각·재결정 공정을 거쳐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첨단 정제 기술이라고 한다.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원장은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리튬 회수 기술로 EU 배터리법 의무 회수율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회수된 리튬으로 생산된 배터리 성능 검증도 마쳤다”며 “환경에 친화적이면서 글로벌 규제 대응을 병행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우탐 크리슈나이아 KBR CTO는 “SK이노베이션 리튬 회수 기술은 습식과 건식, 탄소환원 등 기존 기술보다 경제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라며 “KBR이 보유한 고순도 결정화 기술을 접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원장은 패스트마켓컨퍼런스 첫날 기조연설을 맡았다. ‘배터리 시장 성장과 주요 광물 중요성, SK이노베이션 혁신기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 성장으로 인한 자원 확보 제약과 환경 규제 등을 공유하면서 SK이노베이션 BMR 기술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