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압구정 명품 거리 초입에 위치한 이 센터는 유럽 19세기 클래식 건물을 연상시키는 중후한 색감의 흰색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쨍한 흰색이 아닌 깊이 있는 색감과 함께 우뚝 솟은 건물은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다. 해가 내리쬐는 입구를 지나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대리석 벽면과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음악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여기에 공간 정면에 새겨진 단순하지만 강렬한 문구가 마이바흐 브랜드센터의 철학을 고스란히 전한다. 웰컴 투 비욘드(WELCOME TO BEYOND).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HS효성더클래스 철학을 이 문구가 대변한다.
HS효성더클래스는 한성자동차 등 주요 딜러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세계 최초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운영권을 확보했다. 브랜드센터 설립에는 총 420억원이 투입됐다. 이경섭 HS효성더클래스 전무는 “세계 최초 마이바흐 브랜드센터가 한국에 들어서는 상징성을 고려해 기획 단계부터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며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는 판매와 정비 역량, 투자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고,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 끝에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복 연상되는 외관
실내는 유럽 대성당
브랜드센터 외관은 유럽과 한국의 감성을 동시에 담았다. 3년에 걸쳐 준비된 건축 설계는 전통 한복의 실루엣과 한옥의 처마, 그리고 유럽 대성당에서 영감을 받은 고전적 수직 구조와 아치형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외관 마감에는 GFRC(Glass Fiber Reinforced Concrete)라는 고강도 복합 소재가 사용됐다. 건물 내부의 전고(천장 높이)는 유럽 성당의 웅장함을 연상시킨다. 내부 인테리어 곳곳에는 바티칸의 파이프 오르간에서 영감을 받은 수직 구조도 반영됐다.
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젠 스타일’ 중정이다. 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동양적 공간 디자인은 도심 한복판임에도 깊은 고요와 평온을 선사한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이 중정 덕분에 방문객은 차량 색상을 자연광 아래서 왜곡 없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센터 전역에서는 은은하게 퍼지는 시그니처 향도 느껴진다. 운영사가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위해 개발한 장치다. 청명한 시트러스와 우아한 플로럴, 깊이 있는 우디 머스크가 어우러져 방문객의 감성을 사로잡는다.
예약제 운영을 하는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두시간 씩 하루 네 팀에게만 정성을 쏟는다. 방문 전 고객의 요구사항을 사전 파악하고, 전담 세일즈 컨설턴트 및 제품 전문가가 일대 일로 배정돼 차량 설명부터 탑승 체험까지 모든 접점을 정제된 방식으로 안내한다. 특히 마이바흐 최우수 판매사원이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마이바흐 익스퍼트 트레이닝을 수료한 전문 인력들이 고객들을 맞는다.
고객 여정 잇는 ‘핸드오버 존’
한 편의 공연처럼 차량 인도
2층 ‘핸드오버 존’은 브랜드센터 핵심 공간이다. 박홍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지점장은 “이곳은 고객이 마이바흐 오너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고, 브랜드와의 인연을 마무리하는 상징적인 장소”라며 “마치 한 편의 공연처럼 차량 인도의 순간은 정제되고 세심하게 연출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외부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구조가 인상적이다. 단 한 명의 고객만을 위한 전용 인도 공간으로 천연 대리석으로 마감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마이바흐 디자인 코드가 조화를 이루며 조명, 음악, 영상까지 여정의 주인공을 위해 연출된다. DSLR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과 함께 마이바흐 로고가 새겨진 특별한 선물들이 고객에게 전해진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휴미더 키 박스’다. 키와 감사 편지가 담긴 이 박스는 주얼리 박스로도 활용 가능한 다기능 아이템이다. 출고 고객에게는 로즈 골드 톤의 샴페인을 포함한 특별한 출고 기프트가 제공된다. 이 역시 마이바흐의 시그니처 컬러와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30명이 넘는 고객들이 핸드오버 존을 경험했다는 게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측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브랜드센터 개소와 함께 공개된 한국 한정판 ‘실버 라이닝 에디션’ 12대가 한 달여만에 완판됐다. 한국 시장에서의 마이바흐 브랜드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개인 맞춤형 마누팍투어
자신만의 마이바흐 설계
3층은 마이바흐가 자랑하는 개인 맞춤형 ‘마누팍투어’ 스튜디오로 꾸며졌다. ‘마누팍투어 월존’에서는 차량 소재부터 색상,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만든 나만의 차를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센터에서 직접 마누팍투어 출장도 가능하다. ‘이동식 마이바흐 리테일 키트’를 통해 현장에서도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정체성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 3D 컨피규레이션 모니터를 통해 고객이 직접 옵션을 선택하고, 즉석에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전시장 방문 없이도 자신만의 마이바흐 설계가 가능한 것이다.
최상급 전담 테크니션 상주
플래그십 전 차종 수리 가능
브랜드센터 지하 1층에는 마이바흐 차량 전용 정비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총 5개의 작업 공간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로부터 인증받은 최상위 등급(QST)이상의 전담 테크니션 4명이 상주 중이다. HS효성더클래스 14개 서비스센터 중에서도 우수한 인력만을 엄선해 배치됐다. 이 센터에서는 마이바흐뿐만 아니라 GLS, S클래스 등 플래그십 전 차종에 대한 수리 및 점검도 가능하다.

특히 마이바흐 전용 부품과 특수 장비를 별도로 확보하고 있어, 대기 시간 없이 수리 후 바로 출고가 가능한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주요 장비로는 초음파 기반 진단기 외에도 마이바흐에 탑재된 ESCB(전자식 서스펜션 제어 시스템) 소바의 오류를 감지할 수 있는 전용 장비 등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최근 타 딜러사 서비스센터에서 해결하지 못한 차량 2대가 이곳으로 이송돼 정확한 진단과 수리까지 완료한 사례도 있었다.
이강명 서비스 부문 지점장은 “현재까지 처리하지 못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필요 시 15개 효성 네트워크 센터를 통해 연계 수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차량 정비 중,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서비스 대차를 S-클래스 또는 마이바흐 S 580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동의 번거로움 없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을 안전하게 인도하고 회수하는 브랜드 전용 캐리어 기반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도 내년 초 운영 예정이다.

마이바흐 투톤 세트 개발
고급 라운지 서비스 경험
고객은 대기 시간에도 식음료가 결합된 럭셔리 라운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 HS효성더클래스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리사르 커피’와 협업해 ‘마이바흐 투톤 세트’라는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상징인 투톤 컬러와 장인정신에서 영감을 받은 이 메뉴는 원두 블렌딩부터 음료의 레이어링, 디저트 페어링에 이르기까지 리사르 커피의 전문 바리스타가 세심하게 설계했다.
메뉴는 마누팍투어 ‘칼라하리 골드’를 구현한 ‘카페 칼라하리 크레마’와 마이바흐의 시그니처 색상인 로즈골드에서 착안한 ‘로즈골드 익스클루시브’로 구성됐다. 특히 로즈골드 익스클루시브는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 메뉴로, 브랜드의 고유한 품격과 섬세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박홍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지점장은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HS효성더클래스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럭셔리 고객 관리 역량을 집약해 ‘마이바흐 고객만의 여정’을 완성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며 “고객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는 결정적 순간, 즉 ‘MOT’을 정교하게 마련해 단순한 차량 전시·판매 공간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디자인하는 럭셔리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