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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관세, 유럽선 中 전기차 공습”…현대차·기아 난관 속 ‘선전’

뉴스1
입력 2025-09-30 07:45:59 업데이트 2025-09-30 09:51:52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기아 본사 빌딩 모습. 2023.3.2/뉴스1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기아 본사 빌딩 모습. 2023.3.2/뉴스1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 미국 관세와 중국 전기차의 유럽 공습 등 어려움에도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선전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빅3 자리는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3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484만 3134대다. 1년 전 같은 기간 480만 1458대보다 0.9%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업체별 판매량은 현대차가 전년 대비 0.2% 늘어난 273만 8841대, 기아는 1.7% 증가한 310만 4293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눈에 띄는 성장세는 아니지만, 둘러싼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 전략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 전략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美 25% 관세 언제까지…일본·유럽 차와 가격 경쟁 더 힘들어져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난관에 직면했다. 대표적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트럼프 관세’ 직격탄을 맞았고 유럽에서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전기차 공습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 관세는 올해 현대차·기아의 최대 현안이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4월부터 현재까지 25%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미국과 관세 15% 인하 협상을 체결했으나,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난항으로 현재 적용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협상 결과대로 관세를 15% 인하하면서 현대차·기아는 도전적인 시장 환경을 맞닥뜨렸다. 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도요타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경쟁 차종보다 관세 부담이 커지며 가격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는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8월 미국 판매량은 121만 59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8월 한 달간 18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월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시장 순위는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 등에 이어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中 전기차 공습 본격화 점유율 2배 확대…현대차·기아 ‘제자리’

유럽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유럽 자동차 시장은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업체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

시장 조사기관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완성차 업체는 유럽에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4만 3529대를 판매했다. 중국 업체 점유율도 1년 전(2.6%)의 두 배 이상인 5.5%까지 치솟았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7109대를 판매하며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6717대)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는 현재 정체 상태다. 지난달 유럽 판매량은 6만 8923대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점유율은 8.7%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p) 감소했다. 현지 판매 순위는 4위를 지키고 있지만, 5위 BMW와 6위 도요타의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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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글로벌 빅3 수성 가능성 커…“수익성 악화, 관세 인하 절실”

업계는 올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3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완성차 글로벌 판매 1~3위는 도요타그룹(554만 대), 폭스바겐그룹(436만 대), 현대차·기아(365만 대) 순이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다만 3위를 지키는 데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관세 등 여파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약 13조 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현대차·기아는 높은 수익성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영업이익 2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분기 관세로 영업이익 1조 6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현행 25% 관세가 지속할 경우 연간 손실 규모는 7조 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25%가 장기화하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완성차 수익성 2위 자리는 위태로울 수 있다”며 “수익성 악화는 투자 재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하루빨리 15% 관세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