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은 올해 3분기 미국에서 48만175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판매 대수가 늘어났다고 2일 밝혔다. 이 기간 26만538대를 판 현대차는 작년보다 12.7% 판매량이 늘었고 기아도 21만9637대를 팔아 11.1% 증가했다. 회사 측은 “현대차 판매량에는 제네시스 차량도 2만1469대가 포함됐으며 이는 제네시스 브랜드 기준 작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판매 증가율 12%는 미국에 진출한 주요 자동차업체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가장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 회사는 15.9%의 증가율을 기록한 일본 도요타(62만9137대)다. 현대차 뒤로는 포드 8.5%(54만2983대), GM 7.9%(70만8360대) 등의 순으로 판매율이 올랐다. 일본 경쟁사 혼다와 닛산·미쓰비시는 이 기간 관세율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판매율이 각각 2%, 0.3% 떨어졌다.
현대차가 판매한 차량 중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는 13만5547대로 작년보다 54.5% 판매량이 늘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9만58대 팔려 54.6%의 신장률을, 전기차가 4만5488대 팔려 54.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 수출 차량에 대해 관세율을 15%로 인하하기로 약속했지만 시행 시기를 계속 늦추고 있는 데다 지난달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이 끝나며 4분기(10∼12월)에는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도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최우선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미국법인은 1일(현지 시간) 아이오닉5 2025년식 모델에 7500달러, 2026년식 모델은 9800달러씩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가 지급하던 전기차 보조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할인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