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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엘칸 페라리 회장 “세상 깜짝 놀라게 할 전기차 곧 나온다”… 페라리의 ‘자신감’

마라넬로=김상준 기자
입력 2025-10-12 22:44:01 업데이트 2025-10-19 17:42:09
(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페라리 임원진들.(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페라리 임원진들.
페라리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마라넬로 본사에서 열린 ‘2025년 캐피탈 마켓데이’에서 상장 이후 10년간의 성과를 되돌아보며 미래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존 엘칸 회장은 페라리가 자본시장의 규율 속에서도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며 더욱 강력한 기업으로 발전했다고 자평했다.

존 엘칸 회장은 이탈리아 피아트 그룹을 경영해온 아녤리 가문의 후계자이자 기업인으로 해당 가문은 이탈리아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재벌그룹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축구팀인 유벤투스도 아녤리 가문에서 소유하고 있다. 1976년생인 엘칸 회장은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2003년 피아트 그룹에 합류했다.

페라리 2025 캐피탈 마켓데이.페라리 2025 캐피탈 마켓데이.
그는 2010년 피아트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2021년 FCA와 PSA의 합병으로 출범한 스텔란티스의 회장도 맡고 있다. 2018년부터는 페라리 회장으로 재직하며 회사를 혁신과 럭셔리, 스포츠 경주의 선두주자로 이끌고 있다.

이날 엘칸 회장은 2015년 페라리가 상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열정과 장인정신 기반의 회사가 자본시장 규율 속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페라리는 그 자체로 강력해졌다고 강조했다.

페라리 임원진들이 전기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페라리 임원진들이 전기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페라리의 독특함에 대해서는 세 가지 차원으로 설명했다. 첫째는 거의 100년 전 트랙에서 시작된 ‘레이싱’의 유산으로, 이는 페라리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했다. 둘째는 성능과 디자인, 감성을 모두 아우르는 ‘스포츠카’이며, 셋째는 페라리가 자동차를 넘어 전 세계에 형성된 커뮤니티와 문화인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했다. 이 세 가지가 페라리의 ‘세 가지 영혼’을 구성한다고 정의했다.

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
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
엘칸 회장은 2029년 개관 예정인 ‘M-TECH 알프레도 페라리’도 설명했다. 페라리 창업주 엔초 페라리가 1945년 설립한 ‘스콜라 디 페르페치오나멘토 프로페시오날레 알프레도 페라리’와 1963년 ‘이스티투토 테크니코 알프레도 페라리’의 전통을 이어받는 이 교육 허브는 이탈리아 페라리 본사에 위치하며, 전 세계 엔지니어와 기술자, 혁신가들에게 차세대 기술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9년은 페라리 창립 100주년에 해당하는 의미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 허브는 페라리 전반의 혁신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
이어 엔초 페라리의 ‘진보의 의지를 계속 이어가라’는 정신이 신형 전기차 페라리 일레트리카에도 구현됐다고 설명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차량 통합 기술이 새로운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칸 회장은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페라리의 최대 주주이자 회장으로서 평생을 페라리에 대한 열정으로 살았으며, 모든 결정이 브랜드의 독보성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해왔다고 전했다. 회사 인재들과 고객, 팬들의 꿈과 기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덧붙였다.

(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
이어 2025년 6월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3연속 우승을 달성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페라리는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끝으로 엘칸 회장은 페라리가 쉬운 길 대신 ‘의미 있는 길’을 걸으며 앞으로도 투자와 혁신, 인재 육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페라리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에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살아있는 힘으로서 앞으로도 독창적인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
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
한편 행사 현장에서 만난 페라리의 임원들은 현대 아이오닉5N에 대한 구체적인 기자의 질문에 “아이오닉5N의 성능을 이미 알고 있으며, 흥미로운 차”라면서 관심을 표명했다. 다만 “페라리의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아이오닉5N을 참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N은 고성능 전기차지만 대중적인 브랜드의 차량인 만큼 젊고 역동적인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차량이며 페라리와는 완벽하게 구분된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페라리는 최고의 럭셔리 자동차이며,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다. 앞으로 출시할 일렉트리카 전기차 역시 전에 없던 혁신적인 결과물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
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페라리 핵심 차량 제작기지 E빌딩 내부.


마라넬로=김상준 기자 ksj@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