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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부담 던 GM, 영업이익 24%↑…현대차와 명암 엇갈려

김재형 기자
입력 2025-10-22 11:47:17 업데이트 2025-10-22 12:05:18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메리 바라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메리 바라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 속에서 3분기(7~9월)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5% 고율 관세로 인해 수익성 급락이 예상된다.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 정책으로 자동차 기업간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GM은 21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 485억9000만 달러(약 69조 5470억 원), 조정 주당순이익(EPS) 2.8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452억 7000만달러, EPS 2.31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조정 영업이익(EBIT)은 33억 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7억 2000만달러)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은 1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급감했지만,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우려했던 것보다 관세 부담이 적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GM 주가는 이날 약 15% 급등해 202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GM은 이와 함께 올해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EBIT(이자·세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0억~125억 달러에서 120억~130억 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관세로 인한 비용이 연간 40억~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던 GM은 최근 이를 35억~45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내 조립 차량에 대한 관세 상쇄 조치를 확대 연장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조립되는 자동차의 총권장소비자가격(MSRP)의 3.75%에 해당하는 관세를 상쇄해 주는 조치를 2030년 4월까지 연장했다. 이 비율은 당초 내년 2.5%로 낮아졌다가 2027년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었으나, 연장 조치로 GM의 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MSRP 상쇄 프로그램이 향후 5년간 미국산 차량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GM은 이미 상당한 국내 생산·부품 조달 거점을 보유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관세 직격탄을 정통으로 맞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25%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비용은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15% 관세율을 적용받는 도요타(6조2000억원), 폭스바겐(4조6000억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웃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1%,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