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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각종 규제 철폐’ 약속에… 삼성 “450조·다거점 균형발전 투자”로 화답

김민범 기자
입력 2025-11-16 19:52:06 업데이트 2025-11-16 22:02:28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1.16. 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1.16. 뉴시스
삼성이 향후 5년간 국내에 약 45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발표는 16일 대통령실이 주관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한·미 관세·안보협상 공동성명(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민관합동회의’ 직후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만나 각종 규제를 신속하게 철폐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삼성 등 기업들이 공격적인 국내 투자로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은 5년 동안 연구개발(R&D)을 포함한 국내 투자에 총 45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이외 지역에 대한 전방위 투자도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신입사원 공채 등 신규 채용 외에 사회공헌사업(CSR)을 통해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합동회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향후 5년간 6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협력사 상생을 위한 자금 지원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상생펀드와 ESG 펀드를 적극 운용하고 협력회사에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 반도체 평택 5공장 건설 본격화… “2028년 가동 목표”
반도체 투자의 경우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시대 본격화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중장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취지다. 평택사업장 2단지에 조성되는 5라인은 오는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각종 기반 시설 투자도 병행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5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평택사업장의 전략적 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평택이 글로벌 AI 반도체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수도권 외 부산·경북·전남 등 다거점 투자… “지역 균형 발전 기여”
삼성은 국내 다양한 지역 투자를 병행해 정부가 추구하는 지역 균형 발전에 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삼성 SDS는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전남에 국가 컴퓨팅센터와 구미 AI 데이터센터 등 다거점 인프라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SDS의 경우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건립할 특수목적회사(SPC)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로 전남 AI 데이터센터 조성을 주도한다. 해당 센터는 2028년까지 1만5000장 규모 GPU를 확보하고 학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에 이를 공급해 글로벌 AI G3로 도약한다는 정부 목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경북 구미 1공장에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할 예정인 이 센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를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관련 민관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관련 민관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인수한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의 한국 생산라인을 건립하고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플랙트그룹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다. 삼성의 개별 공조와 플랙트그룹의 중앙공조 사업 및 장비를 조합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플랙트그룹 생산라인은 현재 광주시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국내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유력한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라인을 수원 SDI연구소에 설치한 삼성SDI는 그해 말부터 시제품 생산에 돌입해 현재 여러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2027년 양산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독일 BMW와 전고체 배터리 실증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제품 상용화를 위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 확보해 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 구축 중인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시설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라인은 올해 말 시험 가동에 들어가 내년 중순경 IT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오픈한 충남테크노파크 혁신공정센터에 노광기를 포함한 유휴설비 14종을 기증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고성능화, AI 및 서버 시장 확대 등에 따라 급증하는 하이엔드급 패키지기판 시장을 적극 공략 중으로 거점 생산기지인 부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1.16. 뉴시스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1.16. 뉴시스
한편 이날 삼성 외에 다른 기업들도 각각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계획한 128조 원 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에 맞춰 매년 8000명 이상 채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5년간 125조 원, 연간 25조 원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그룹은 100조 원을 5년간 국내에 투자하고 이중 60조 원을 소재와 부품, 장비 등의 기술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화그룹은 11조 원 규모 국내 방산 투자를 약속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