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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로 수입차 가격 더 비싸진다…‘판매 위축’ 우려

뉴시스(신문)
입력 2025-12-02 13:54:17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바짝 다가가며 수입차 업계 전반에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

미국 완성차 브랜드뿐 아니라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독일·일본 모델들 상당수도 달러 결제여서 고환율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부 브랜드는 연식 변경과 함께 가격까지 인상하고 있어, 자칫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구매 심리 자체가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8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계엄 사태’ 당시 수준으로, 일시적 충격이 아닌 한국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로 굳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환율 변동에 민감한 수입차 시장은 고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달러 결제 비중이 큰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환율 상승분이 원가에 그대로 반영돼 차량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달러 결제가 기본인 미국 완성차 브랜드는 부담이 더 크다. 한국GM(쉐보레·캐딜락), 포드, 지프 등은 동일한 차량이라도 원화 기준 수입 단가가 크게 뛴 상황이다.

실제 캐딜락은 최근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를 출시하며 미국 현지 대비 국내 가격을 약 5000만원 높게 책정했다. 이는 고환율에 따른 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처다.

독일차와 일본차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브랜드 중 상당수 모델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BMW의 X3·X5 등 주요 SUV 모델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만든다. 메르세데스-벤츠도 G클래스와 일부 E클래스 모델을 미국 앨라배마에서 만들고 있다.

일본 브랜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토요타 시에나·하이랜더, 혼다 오딧세이·파일럿 등 인기 모델 대부분이 미국 생산 라인에서 출고된다. 때문에 브랜드의 국적은 독일·일본이지만 수입 원가는 철저히 ‘달러 기반’이다.

고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은 향후 판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브랜드는 연식 변경 과정에서 가격을 올렸고,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소비자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할인 여력을 줄여 판매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수입 물량 자체가 적은 중견 브랜드는 환율 충격을 견딜 여력이 더 부족해 내년 라인업 전략을 한층 보수적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상당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 생산 차량의 비중을 키워온 상태”라며 “원화 약세가 길어질 경우 미국 완성차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