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작고 귀엽다”며 일본 경차의 미국 생산 허용을 지시했다. 안전 우려에도 빗장을 푼 건 일본의 대미 투자에 대한 화답이자 무역 협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AP/뉴시스·블룸버그 캡처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량 연비 규제 완화 계획을 설명하며 돌연 일본 경차를 화두로 던졌다. 그는 “(일본 경차는) 정말 작고 귀엽다. 그래서 내가 ‘이 차가 미국에서는 어떨까’라고 물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선 이 차를 만들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승인할 것”이라며 숀 더피 교통부 장관에게 생산 승인 권한을 일임했다. 이에 미국 연방 교통부는 일본 제조사들이 미국에서 경차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cleared the deck)”고 호응했다.
● ‘경차의 무덤’ 미국에서 날개 펼치나…트럼프 “도요타 사라”
일본을 대표하는 경차인 혼다 N-VAN이 거리 위를 다니는 모습. 게티이미지엄격한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을 넘기 어렵다는 점도 꼽힌다. 경차 특성 상 차체 강성과 충격 흡수 공간이 부족해 충돌 테스트를 통과하기 어렵고, 에어백 및 범퍼 강도 규정 또한 충족하지 못해 사실상 수입이 불가능했다.
실제로 일부 주에서는 25년 이상 된 구형 경차만 수입을 허용하거나, 사유지 내 저속 주행으로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요시다 타츠오는 “시장성은 존재하지만 틈새시장에 불과하다”며 “가격과 비용 구조가 맞지 않아 일본 제조사들도 미국 진출을 꺼려왔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일본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요타를 사라”고 말하고 있다. AP/뉴시스이러한 기류는 지난 10월 있었던 일본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 연설에서도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로부터 도요타가 미국 전역에 100억 달러(약 14조7200억 원)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나가서 도요타를 사라”고 독려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