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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대 940만원 ‘기습 할인’…국내 車시장 장악 나서나

김재형 기자
입력 2026-01-04 14:30:00
테슬라 로고. AP=뉴시스테슬라 로고. AP=뉴시스
테슬라가 지난해 마지막 날 주력 모델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기습 할인을 단행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11월 누적 판매량에서 이미 현대차와 기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기세를 몰아, 연말 파격 세일로 시장 지배력을 확실히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테슬라는 국내에서 5만 5594대를 판매했다. 기아(5만 5037대), 현대차(4만 2789대)를 근소하게 앞선 수치로 국산차 텃밭에서 수입 브랜드가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 전체로는 BMW(7만 541대), 메르세데스-벤츠(6만 260대)에 이어 ‘빅3’ 체제를 구축했다.

상승세 속에 나온 이번 ‘기습 할인’은 경쟁사 따돌리기를 위한 공격적 굳히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12월 31일 ‘모델3 퍼포먼스’ 가격을 693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940만 원 인하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인 ‘모델Y 후륜구동(RWD)’는 5299만 원에서 4999만 원으로 300만 원 내려 심리적 저지선인 5000만 원을 깼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델Y 롱레인지도 315만 원 인하된 5999만 원으로 책정했다.

업계는 이번 가격 파괴를 계기로 지난해 중국 시장을 휩쓴 ‘전기차 치킨게임’이 국내로 옮겨붙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비야디(BYD) 등과 출혈 경쟁을 벌이며 수차례 가격을 내렸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모델3 하이랜드’ 출시를 앞둔 구형 모델의 재고 정리와 함께 정부의 보조금 개편 대응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자, 주력 모델들의 가격을 조정해 보조금 혜택을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과거에도 시장 상황과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시가(時價) 정책’을 펴왔다.

이런 전방위 공세에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서도 홀로 질주하며 국내 1위를 차지한 테슬라가 가격 경쟁력까지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기존 구매자 반발과 중고차 시세 하락 등 시장 혼선도 예상된다”며 “최근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 도입에 이어 공격적 가격 인하까지 단행하면서, 올해 또한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