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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인터뷰]보이지 않는 기술의 힘… ‘3M’이 잇는 미래 자동차

라스베이거스=정진수 기자
입력 2026-01-10 03:20:11
에이미 맥러플린 3M 첨단 소재 및 모빌리티 제품 플랫폼 총괄 사장이 6일(현지시간) 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3M 부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에이미 맥러플린 3M 첨단 소재 및 모빌리티 제품 플랫폼 총괄 사장이 6일(현지시간) 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3M 부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물질은 서로 연결돼 있다. 하나의 기술이 작동하기까지 수많은 소재와 공정, 접착과 보호 층이 겹겹이 맞물린다. 기술과 물질을 잇는 종합 소재과학기업 3M은 늘 그 경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 최근 산업 전반이 고정밀·경량화라는 공통 과제에 직면하면서 3M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자동차 산업에서 3M 소재는 차체와 배터리·센서·전장 부품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스며들어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현장에서 화려한 기술을 묵묵히 연결하는 3M만의 경쟁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무엇보다 3M 저력은 그동안 체계를 구축해온 기술 테크놀로지 플랫폼에서 나온다. 접착제와 테이프를 비롯해 열 관리 솔루션, 경량화를 위한 글라스 버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다양한 광 제어 필름, 장식·인테리어 필름, 소음 흡수재와 차음재 등 자동차에 적용되는 소재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개별 제품만 놓고 보면 끝없이 나열할 수 있을 정도다.

에이미 맥러플린(Amy McLaughlin) 3M 첨단 소재 및 모빌리티 제품 플랫폼 총괄 사장은 “49개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3M은 연구 단계부터 고객 요구 사항을 파악해 제품을 공동 개발한다”며 “자동차 및 전자 대기업, 디스플레이 제조사, OEM 등 다양한 산업군과 협업하며 소재 과학을 통해 그 간극을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3M은 지난 5년간 가속화된 자동차와 전자의 융합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소재과학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요구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풀어내는 게 가능해지면서 두 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 에이미 총괄 사장은 “전기화·디지털화·UI·UX·소프트웨어와 같은 기술 메가 트렌드는 자동차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산업 간 협업과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3M은 아우디·시놉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한층 진보된 개발 환경을 경험했다. 에이미는 “아우디와의 협업에서는 제품 설계와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전반적인 방향성을 먼저 파악했다”며 “시놉시스와 같은 파트너와 함께 모델과 가상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과거처럼 프로토타입을 반복 제작해야 했던 방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M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에이미는 “한국 시장에서 OEM들과 열 관리 및 경량화, 디스플레이 접합, 자동화 분야에서 더 나은 솔루션을 함께 개발 중”이라며 “3M 제품은 전 세계 대부분의 차량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 선보인 디지털 어시스턴트 ‘ASK 3M’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 측은 이 도구가 고객들이 설계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전반적인 개선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미는 “현재는 테이프와 접착제를 찾는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활용 중”이라며 “접합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M이 보유한 방대한 테이프·접착제 포트폴리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M의 성공은 보유한 기술이나 과학자들과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들의 지식에서 나온다”며 “ASK 3M은 이러한 응용 엔지니어들의 지식에 훨씬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사용자가 자신의 공정에서 어떤 접착제나 어떤 테이프가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함께 선보인 3M 디지털 머티리얼즈 허브도(3M Digital Materials Hub) 마찬가지다. 특정 기술 데이터를 탑재하고 있는 이 허브는 고객이 소재 성능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내려 받아 자신의 공정과 설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이를 통해 완성차 업체 등은 설계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고, 3M과 고객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협업도 가능하다. 현재 이 디지털 머티리얼즈 허브에는 자동차 고객을 위한 50개가 넘는 제품이 등록돼 있다고 한다.

에이미 총괄 사장은 ‘코스트 아웃(COST OUT)’을 실현한 소재 개발 역시 3M 경쟁력이라고 꼽았다. 그는 “코스트 아웃은 단순히 더 저렴한 소재를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더 적은 소재를 사용하고, 제조 공정을 자동화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일례로 3M은 열 저항과 전기 전도성을 동시에 테이프가 가질 수 있는지, 실런트와 테이프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한다. 이처럼 여러 제품을 결합해 총비용을 줄이고, 자동화를 통해 공정 속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M은 궁극적으로 물리적 소재와 디지털 세계를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즉, 현실의 소재와 디지털 기술을 연결해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는 가교인 셈이다. 에이미 맥러플린 첨단 소재 및 모빌리티 제품 플랫폼 총괄 사장은 “미래 차량 실내를 예로 들면 3M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우선 전기차 소비자들은 훨씬 더 조용한 실내 환경을 원하기 때문에 소음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흡수하는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솔루션을 제공해 탑승자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3M은 자동차용 첨단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며 시장 선점을 강화하고 있다. 차량 실내와 디스플레이가 대형화·유연화·멀티 모드 디자인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3M은 밝기 향상과 반사 감소 등 까다로운 광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필름을 개발했다. 스마트 표면과 고급 인포테인먼트 기술도 고도화 중이다. 국가별 시야 규제에 대응해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막는 특수 필름을 선보였다. 파노라마 선루프 확산에 맞춰 열 유입을 줄이면서 통신 신호를 통과시키는 필름 기술도 확보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배터리 팩용 접착제·테이프와 열폭주 상황을 제어하는 코팅, 가스 배출을 통제하는 ‘버스트 스루 코팅’ 등을 개발하며 안전성과 공정 효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고 있다. 소재 개발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에이미는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두 가지”라며 “첫째는 재활용 가능성으로, 소음저감 소재의 경우 일부 OEM들이 재활용 섬유 사용이나 제품 자체의 재활용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리할 권리를 재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충분한 기밀 성능으로 배터리팩을 밀폐함과 동시에, A/S현장에서 배터리팩 개폐시에도 방수방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팩 솔루션을 구현하여, 소비자들이 보다 원활히 배터리팩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