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기 화성 기아 화성EVO플랜트 이스트(East) 헤드라이닝 장착 자동화 공정. 2026.3.15 현대차그룹 제공●“자동화로 불량률과 노동강도 동시에 개선”
EVO 이스트는 기아가 1조 원 가량을 투자해 지난해 8월 가동을 시작한 PV5 전용 생산 공장이다. EVO 이스트에는 기아만의 혁신 기술이 총 집중, 일반적인 다른 자동차 생산 공정 대비 자동화율을 크게 높였다. 뼈대만 만들어진 차체에 ‘KIA PV5’ 로고를 붙이는 공정부터 실내 천장이나 바퀴 조립, 완성된 차의 헤드램프 조사각(빛이 비치는 각도)이나 바퀴 얼라인먼트 조정(바퀴가 정확히 정렬되도록 조정하는 작업) 등 과정 곳곳이 자동화돼 있었다. 컨베이어벨트 사이의 통로 천장에 달린 작업 현황 표시판에는 ‘가동률 100%’가 표시돼 있었다. 다른 조립 공장과 달리 귀를 때리는 ‘드르륵’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지난 12일 경기 화성 기아 화성EVO플랜트 이스트(East) 엠블럼 장착 자동화 공정. 2026.3.15 현대차그룹 제공자동화로 작업 환경도 개선됐다. 특히 기존에 작업자들이 고개와 팔을 위로 치켜들어 작업하는 공정이나 무거운 부품을 장착해야 하는 공정들이 자동화되면서 근로자들의 부담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도 휠에 끼워진 자동차 타이어를 사람이 일절 개입하지 않고 로봇팔이 조립한 뒤 나사까지 조이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최신 컨베이어벨트도 펜더(차 바퀴 주변 부품) 조립 등 차 하부 조립 공정에서는 차체를 1m 가량 들어올려 작업자가 허리를 숙이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움직였다.
기아는 이 같은 자동화 장비를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계했다. 윤학수 기아 품질혁신실 상무는 “기존에는 작업자의 숙련도가 품질을 좌우했다면 현재는 자동화 설비와 인공지능(AI), 데이터 등이 전 과정에서 품질 향상에 활용되고 있다”며 “숙련된 현장 엔지니어는 이 모든 과정을 컨트롤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최종 ‘감성 품질(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인지하는 지를 의미하는 지각 품질)’을 확인하고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경기 화성 기아 화성EVO플랜트 이스트(East)에서 기자들이 관계자로부터 공장의 품질완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2026.3.15 현대차그룹 제공EVO 이스트는 기존에 플라스틱 부품, 수동변속기 등을 생산하던 공장 부지에 세워졌다. 현재 작업자들도 수동변속기 등을 만들던 직원들이다. 혼란이 없었냐는 질문에 신배식 EVO 이스트 생산관리부서장은 “회사의 미래 사업이라는 가치를 가장 먼저 공유했고, 직원들도 여기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자동화 전환에 대한 직원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만족도가 크다고 한다. 이 곳에서 일하는 송동석 조립부주임은 “신기술 도입 후 더 편하고 빠르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전체 품질 완성도도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기아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15만대의 PV7을 생산할 수 있는 EVO 플랜트 웨스트(West)를 구축하고 있다. 윤 상무는 “회사는 현장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노조도 창립 80년을 넘긴 현재까지 ‘품질’이라는 헤리티지(전통 가치)를 놓지 않았다”라며 “품질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