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0시 서울 강남구 매봉역 인근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호출 앱 ‘카카오T’를 통해 운영 중인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시승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16일부터 시작됐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매봉역에서 터널을 거쳐 원위치로 돌아오는 약 20분의 시승을 시작했다. 운전대가 저절로 돌아가며 사거리를 빠져나갔다. 좌석 앞 디스플레이에선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주변 차량·보행자를 3차원(3D)으로 실시간 포착하고 궤적을 예측해 경로를 그렸다.
우회전 뒤 차선을 바꾸려는 순간 차가 멈춰 섰다.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을 감지한 것이다. 카메라 7대, 라이다 5대, 레이더 5대가 운전자의 눈을 대신해 AI가 즉각 제동을 걸었다. 보도 위 보행자 옆에선 잠시 멈칫거렸지만, 초기 버전임을 고려하면 ‘별점’ 5점 만점에 4점을 줄 만했다.
● ICT 기업의 반격, 자율주행 판 흔든다
택시 호출 앱 ‘카카오T’를 통해 로보택시를 호출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센서 데이터를 AI가 통째로 학습해 제어하는 테슬라식 ‘엔드투엔드(E2E)’와 기능을 세분화해 처리하는 웨이모식 ‘모듈형’이 양분해왔다. 최근 유연한 상황 판단에 강한 E2E가 대세로 굳어지는 추세지만, 막대한 자본과 주행 데이터를 선점해야 한다는 높은 진입 장벽이 버티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차량의 두뇌 격인 ‘AI 플래너’를 중심으로 E2E 내재화를 추진하되, 최종 제어 직전에 규칙 기반 안전 시스템을 한 겹 더 얹는 절충 설계로 이 틈을 파고들었다. 김민선 자율주행사업팀장은 “도심 안전성을 지키면서 완전한 E2E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며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분류하는 지능형 자동(오토)라벨링으로 학습 효율도 높였다”고 말했다.
● 데이터 격차 1만 배, 규제 혁신이 답이다
국내 자율주행 업계도 분주하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포티투닷(42dot)은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부사장을 영입해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했고,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등 스타트업은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섰다.
다만 글로벌 격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에선 안전요원 없는 레벨4 로보택시가 이미 일상이 됐고, 구글 웨이모와 중국 비야디 등의 국내 진입도 예고된 상태다. 국내 자율주행 업체 전체의 누적 주행거리가 1300여 km에 불과하지만, 웨이모는 완전 무인 주행 누적 2억 마일(약 3억2000만 km)을 돌파했고, 테슬라는 전 세계 차량으로 70억 마일(약 112억 km)의 데이터를 쌓았다. 중국 바이두도 일찌감치 누적 1억 km를 넘어섰다.
시험 운행 구역을 대폭 개방하고 실도로 데이터 축적을 지원하는 미·중과 달리, 한국은 제한적 시범 구간과 각종 안전 규제·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발목이 잡혀 데이터 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삼정KPMG는 올 2월 보고서에서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으로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생태계를 먼저 갖춰야 로보택시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짚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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