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방산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하이테크 기업으로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여전히 모빌리티 요소가 핵심 축으로 있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각 사업들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류 삶과 공간을 재정의한다는 방향성을 공유합니다. 초기 단계지만 다채로운 차세대 사업 포트폴리오가 실제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관세와 환율, 공급망 이슈 등 각종 불확실성에도 제조업체 한계를 극복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비결로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왕국에서 첨단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비결을 짚어봤습니다.

변화의 본질은 ‘모빌리티 기반 전장 플랫폼’에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한 플랫폼 기술과 생산 역량을 방산에 적용하면서 개발-생산-서비스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로템 K808. 현대로템 제공현대차그룹 방산의 성공은 단순히 뛰어난 무기를 만들어서가 아닙니다. 그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에서 수십 년간 축적된 ‘모빌리티 DNA’가 있습니다. 기존 방산 업체들이 소량 생산에 집중할 때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대량 생산 공정과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전차, 군용차 생산에 도입했습니다. 이것이 폴란드가 요구한 ‘말도 안 되는 납기’를 맞추고 동시에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입니다.
그 중심에는 현대로템의 폴란드 K2 전차 계약이 있습니다. 2022년 1차 계약(약 4조4992억 원)에 이어 2025년 2차 이행계약(약 8조9814억 원)까지 확보하며 공시 기준 총 13조 원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13조 원은 단번에 들어오는 매출이 아니라 단계별 계약이 2030년대 초반까지 장기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되는 사업입니다. 그룹 전체 재무를 단번에 바꿀 규모라기보다 방산 사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현대로템 K2 전차. 동아일보DB
폴란드에 납품 중인 현대로템 K2 전차(폴란드형). 현대로템 제공현대로템의 폴란드 프로젝트는 전차를 납품하고 끝나는 거래가 아닙니다.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이 포함된 산업 협력형 모델로 방산 사업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2차 계약분부터 적용되는 K2PL은 K2 전차의 폴란드 맞춤형 사양입니다. 탑재 기술부터 남다릅니다.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개발한 트로피 능동방어체계(Trophy APS)가 대표적입니다.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로켓을 전차가 스스로 감지해 공중에서 격추하는 장치로 이스라엘군이 실전에서 효과를 검증한 세계 유일의 시스템입니다. 여기에 드론을 교란하는 재머와 승무원이 포탑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사격할 수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까지 더해집니다.
엔진과 변속기를 조합한 파워팩 구성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K2PL은 국산 엔진에 독일 렌크(Renk)사의 변속기를 결합한 혼합형 방식을 택했습니다. 앞서 수출된 K2GF 모델과 부품 호환성을 맞춰 현지에서 유지보수하기 쉽게 설계한 선택입니다. 전차를 쓰는 입장에서 부품 조달과 정비가 수월해진다는 것은 운용 비용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현대위아 원격사격통제체계 RCWS. 현대위아 제공결국 폴란드 K2 사업은 전차 판매에서 시작해 정비·부품 공급·기술 교육까지 이어지는 운용 생태계 전체를 함께 파는 구조입니다. 무기를 팔고 나서도 수십 년에 걸쳐 수익이 지속되는 모델로 방산 사업의 성격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장되는 것이지요.
현대로템 창원 방산공장 전차 주행시험장에서 K2 전차가 시연을 앞두고 정차해 있다. 현대로템 제공현대차그룹 방산은 자동차 기술과 연관성이 높은 지상 플랫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별 무기를 따로따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차량 기반 제품군에서 강점을 살리는 구조입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비롯한 지상 무기 체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장갑차(K808·K806)·지휘소 차량(K877)·장애물개척전차(K600) 등 차량 기반 제품군을 폭넓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소프트웨어 기술이 군용 장비에 더 깊이 적용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스마트폰이 앱 업데이트만으로 새로운 기능을 갖추듯 전차 역시 소프트웨어 패치를 통해 성능을 개선하는 이른바 ‘소프트웨어 중심 전차’ 개념입니다. 전차의 수명이 30~40년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드웨어 교체 없이 성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라기보다 기술 적용 방향에 가까운 단계입니다.
현대로템 다목적 무인차 HR-셰르파.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 방산 수소연료전지 플랫폼 블랙베일.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기아가 지난해 10월 ADEX2025에서 공개한 타스만 군용지휘차.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로템 AI다족보행로봇.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물론 과제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방산은 지상 플랫폼 중심 구조인 만큼 미사일·전자전·정찰·감시 등의 분야에서는 타 방산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특정 국가 중심의 수주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 역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현대차그룹 방산은 기존 군수 사업과 자동차 산업 역량이 결합되면서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13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는 그 성장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룹 전체의 재무를 단번에 바꿀 규모는 아니지만 방산이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신호입니다. 자동차 생산과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한 방산 사업의 확장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Q. 현대차그룹 방산이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전차·군용차·화포 사업이 수출을 계기로 하나의 사업 축으로 결합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된 생산·품질·공급망 역량이 더해지면서 납기 대응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강화됐습니다. 특히 폴란드 K2 전차 사업처럼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패키지 수출 모델이 자리 잡으면서 단기 납품을 넘어 장기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 성장 요인으로 꼽힙니다.
Q. 현대차그룹 방산의 경쟁력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A. 무기 성능 자체보다는 생산과 공급 능력에서 차별성이 나타납니다. 대량 생산과 품질 관리, 글로벌 공급망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납기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다만 수출 성과는 이러한 생산 역량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과 정부 간 계약 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Q. 다른 국내 방산 기업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현대차그룹은 전차와 군용차 등 지상 플랫폼과 생산 역량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미사일·전자전 중심 기업과 달리 차량 기반 무기 체계와 대량 생산 능력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입니다. 다만 고부가가치 영역에서는 타 방산 기업과의 협력이 병행되는 구조입니다.
Q. ‘소프트웨어 중심 전차(SDT)’ 개념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전차를 하드웨어 중심 장비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개념입니다. 전차 수명이 30~40년에 이르는 만큼 하드웨어 교체 없이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 운용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화된 사업이라기보다 기술 적용 가능성을 가리키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Q. 현대차그룹 방산의 리스크나 한계는 무엇인가요?
A. 현재 사업 구조가 전차와 차량 등 지상 플랫폼 중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또한 특정 국가 중심의 수주 구조가 지속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시장 다변화가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A.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전차·군용차·화포 사업이 수출을 계기로 하나의 사업 축으로 결합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된 생산·품질·공급망 역량이 더해지면서 납기 대응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강화됐습니다. 특히 폴란드 K2 전차 사업처럼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패키지 수출 모델이 자리 잡으면서 단기 납품을 넘어 장기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 성장 요인으로 꼽힙니다.
Q. 현대차그룹 방산의 경쟁력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A. 무기 성능 자체보다는 생산과 공급 능력에서 차별성이 나타납니다. 대량 생산과 품질 관리, 글로벌 공급망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납기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다만 수출 성과는 이러한 생산 역량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과 정부 간 계약 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Q. 다른 국내 방산 기업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현대차그룹은 전차와 군용차 등 지상 플랫폼과 생산 역량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미사일·전자전 중심 기업과 달리 차량 기반 무기 체계와 대량 생산 능력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입니다. 다만 고부가가치 영역에서는 타 방산 기업과의 협력이 병행되는 구조입니다.
Q. ‘소프트웨어 중심 전차(SDT)’ 개념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전차를 하드웨어 중심 장비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개념입니다. 전차 수명이 30~40년에 이르는 만큼 하드웨어 교체 없이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 운용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화된 사업이라기보다 기술 적용 가능성을 가리키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Q. 현대차그룹 방산의 리스크나 한계는 무엇인가요?
A. 현재 사업 구조가 전차와 차량 등 지상 플랫폼 중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또한 특정 국가 중심의 수주 구조가 지속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시장 다변화가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현대로템 장갑차 라인업.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로템 무인소방로봇 차량 콘셉트.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로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적용된 장갑차 모형.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로템 드론운용지휘차량.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방산전시회에 참가한 현대로템 부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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