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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도 맞춤 제작… “상상하는 모든 것 반영”

정진수 기자
입력 2026-04-03 17:55:47 업데이트 2026-04-03 18:20:00
2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랜드로버 강남 전시장 SV 비스포크 스튜디오 내 비스포크 페인트 월에서 JLR코리아 관계자가 개인 맞춤형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2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랜드로버 강남 전시장 SV 비스포크 스튜디오 내 비스포크 페인트 월에서 JLR코리아 관계자가 개인 맞춤형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최고급차를 중심으로 맞춤 제작(이하 비스포크) 전략이 확산되는 가운데 레인지로버도 최근 이 흐름에 가세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2일 JLR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랜드로버 강남 전시장에 SV 비스포크 스튜디오를 열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SV 비스포크 스튜디오는 런던·뉴욕·두바이·도쿄·중국 등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소수만 운영되고 있다. JLR은 SVO(스페셜 비어클 오퍼레이션) 전담 조직을 구성해 맞춤 제작 체계를 관리한다. 지난 2023년 첫발을 내딛은 레인지로버 비스포크는 현재까지 약 400대 가까운 맞춤 제작을 실행에 옮겼다.

이날 영국 본사에서 직접 방문한 닐 메일링 JLR SVO SV 비스포크 글로벌 세일즈 책임자는 “최근 고객들은 럭셔리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개인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고객이 편리한 공간에서 현지 언어로 비스포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남 SV 비스포크 스튜디오는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을 현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처마와 지붕선에서 영감을 받은 유려한 곡선미를 살려 한지와 병풍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각자 취향에 따라 SV 비스포크 전 과정을 참여할 수 있다. 색상·테마·SV 전용 옵션·소재·베니어·마감재·커스터마이징 및 개인화 요소 등 7단계 제작 과정을 SV 전문가와 심도있게 다룬다.

닐 메일릭 책임은 “한국은 개인 맞춤화를 원하는 잠재 고객이 많은 지역“이라며 “SVO 팀과 강남 스튜디오 전문 디자이너 간의 협업을 통해 단 하나 뿐인 레인지로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색상 조합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고객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든 조합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매치 투 샘플’ 페인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알프스 산맥 설원 위에 햇빛이 반사되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펄과 금속 입자의 비율을 조정한 사례도 있다. 스튜디오 내 비스포크 페인트 월에는 60종의 컬러 칩이 전시돼 있다. 동일한 색상을 광택과 무광 두 가지로 구현해 색감과 질감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세미아닐린, 울트라 패브릭 등 최고급 소재를 바탕으로 14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영국 버밍엄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18K 골드 스크립트 배지는 고객이 원하는 질감을 구현할 수도 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레인지로버 SV 블랙의 경우 이 같은 제작 과정을 거쳐 6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요 고급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면서 국내 비스포크 시장은 한층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뚜렷한 변화 흐름이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롤스로이스모터카는 서울에 별도의 비스포크 사무소를 운영하며 아시아 권역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 요청이 있을 경우 디자이너가 직접 현지를 방문해 비스포크 디테일을 함께 논의하는 방식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선택 폭만 해도 상당하다. 외장 색상은 4만4000여 가지에 달한다. 가죽 색상과 우드 패널, 탄소섬유 등 다양한 소재 선택지를 더하면 일일이 조합을 따지기도 어렵다.

포르쉐는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를 통해 고객의 아이디어를 실제 차량에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개인화의 정점으로 꼽히는 ‘존더분쉬’ 원-오프 프로그램을 활용해 고객 요구를 완전히 맞춤 제작으로 구현하며 세상에 단 한 대뿐인 차량을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역시 지난해 한국에 전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출범하고, ‘마누팍투어’ 프로그램을 도입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에 나섰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