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 연수구의 옛 송도유원지 인근 중고차 수출 단지 야적장이 주차된 중고차로 가득 한 모습.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지난해 기준 중동시장은 전체 중고차 수출의 35%가 향하던 최대 시장.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고차 수출 업체들은 그야말로 고사 위기에 신음하고 있다. 전쟁 직후인 3월 한 달 중고차 중동향 수출(선적) 대수는 전쟁 전인 올 2월 대비 무려 74%나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매달 중고차 약 5억 원어치를 수출하던 한 업체도 전쟁 이후 이 UAE 대상 매출이 ‘제로’가 됐다. 전쟁 전 실어 보낸 물량도 아직 도착 전으로 판매 대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최근 직원을 줄이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업체 대표 윤모 씨는 “종전만 기다릴 뿐”이라고 토로했다.
● 3월 중동향 중고차 수출 대수 74% 폭락

게다가 배에 선적돼 ‘수출 물량’으로 잡히긴 했지만 그중 중동에 제대로 도착한 중고차는 극소수라는 분석이다. 바다 위를 떠돌다 제3국에 일단 하역된 물량이 대다수라는 것. 이날 인천 수출 단지에서 만난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중고차 물량이 배에 잘 실려 중동으로 향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중국으로 선회해 일단 중국에 주차 공간을 얻어 물량을 내려놨다”며 “컨테이너당(차량 3대 적재) 수천만 원 손해가 실시간으로 불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파키스탄에 하역을 한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운 좋게 물량 중동에 도착해도 물류비 ‘폭탄’
운 좋게 우회 항로를 확보했더라도 운송비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 올 1∼2월 중고차가 담긴 컨테이너 총 17개를 UAE를 향해 보낸 한 업체는 가장 먼저 보낸 3개 컨테이너만이 호르무즈 해협 바깥 오만만 연안의 코르파칸항에 4월 19일 도착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문제는 선적 당시 낸 운송비는 컨테이너당 1600달러였지만, 전쟁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4300달러씩 더 청구된 것. 추가 비용은 엄밀히 따지자면 수출 업체 책임이 아니지만,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사업관계상 분담이 불가피하다고 중고차 업계는 설명한다.
게다가 운송비는 계속 더 오르고 있다. 최근 고려해운이 업체들에 공지한 코르파칸항 운송비는 컨테이너당 6000달러로, 현지에서 추가될 비용 등을 더하면 실운송비는 1만 달러(약 1475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컨테이너당 중고차 약 3대가 적재되는 걸 감안하면 차값과 운송비가 비슷한 수준이다.
중동 경제 마비로 시세가 50% 수준으로 꺾였지만 운영난을 겪는 업체들은 헐값에라도 차를 한 대라도 더 넘기려 애쓰고 있다. 한 업체 대표는 “차를 단지 내에 두기만 해도 주차비가 한 달에 50대 기준, 총 1000만 원”이라며 “500만 원짜리 차를 바이어에게 300만 원에 팔고 (당장 수출은 못 돼도) 일단 밖으로 가져가라 한다”고 말했다.
인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