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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정땐 노조 쟁의 약화… 2005년 조종사 파업, 필수사업 지정 계기 돼

변종국 기자 , 이원주 기자
입력 2026-05-19 04:44:24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6.05.17. 서울=뉴시스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6.05.17.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63년 관련 법 도입 이후 긴급조정권이 사용된 사례는 네 차례에 불과하지만 일단 한번 발동되면 향후 노조 쟁의 자체를 약화시키는 ‘강력한 카드’여서다.

긴급조정권의 첫 사례는 1969년 정부가 운영하고 있던 대한조선공사(현 HJ중공업) 파업이다. 정부는 국가 핵심 기간산업인 조선산업이 멈추면 선박 건조 및 수출 계약 이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당시 노조는 임금 56.87% 상승을 주장했지만 긴급조정권 발동 이후 쟁의 자체를 스스로 취하했다.

두 번째 사례는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사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약 40일 동안 파업을 이어 갔다. 결국 긴급조정권이 발동됐고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현대차 노사는 곧바로 조정 절차에 들어갔고, 협상 재개 하루 만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당초 임금 16.45% 인상을 요구했던 노조는 사 측 안대로 임금 4.76%를 인상하는 대신 상여금 650%를 받는 데 합의했다. 당시 정부가 파업 기간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무노동 무임금’을 정책 방침으로 내세운 점도 영향을 줬다. 이후 ‘무노동 무임금’은 1995년 대법원 판례에 명시됐고 1997년 법제화됐다.

2005년에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으로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며 항공운수업에 대한 필수공익사업 지정 논의가 촉발됐다. 당시 2005년 7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여객은 물론이고 수출 화물 운송에까지 차질이 발생해 결국 정부는 그해 8월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도 파업에 들어가자마자 3일 10시간 만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노조는 임금 총액 6.5% 인상을 요구했으나 결국 사 측 안대로 기본급 2.5% 인상에 합의했다.

잇단 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2006년 정부와 국회는 항공운수업을 필수 공익사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 파업 시에는 일정 수준 이상 운항률(국제선 80%, 국내선 70%)을 유지해야만 하게 됐다. 철도, 수도, 항공운수업 등 필수공익사업장에선 노동쟁의 시 대체 근로가 허용되기 때문에 파업의 영향력이 낮아지게 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