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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통 엔진 대체하는 전동화의 정점… 베일 벗은 롤스로이스 ‘신형 스펙터’

김상준 기자
입력 2026-06-04 17:49:39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가 초호화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플래그십 전기 쿠페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영국의 최고급 완성차 브랜드 롤스로이스모터카는 현지 시각 지난 2일, 첫 번째 순수 전기 모델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스펙터 시리즈 II와 역동성을 극대화한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를 공개했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신차들은 지난 2022년 첫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전력 관리 능력과 주행 성능을 대폭 개량한 것이 핵심이다. 전기 동력원 특유의 정숙성과 브랜드가 고집해 온 압도적인 기동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겠다는 제조사의 개발 철학이 반영됐다.

가장 큰 진화는 배터리 기술과 제어 설계의 고도화다. 내부 배터리 셀 구성을 최적화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기존 대비 약 18% 넓혔다. 유럽 인증(WLTP) 기준 주행 거리는 628㎞에 달하며, 완충에 소요되는 시간 역시 14%가량 단축해 효율성을 보완했다. 특히 고성능을 지향하는 블랙 배지 트림의 경우, 전용 주행 모드 가동 시 최고출력 500㎾, 최대토크 1100 nm의 힘을 발휘하며 브랜드 통산 가장 강력한 가속 성능을 기록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주문 제작 시스템인 비스포크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항공기 계기판에서 착안한 입체적인 디자인의 시계를 전용 수납함에 탑재했으며, 블랙 배지 차량에는 외관 크롬 장식들을 무광으로 처리한 아이스드 블랙 패키지를 새로 지원한다. 여기에 새로운 천연 섬유와 정밀 타공 기법을 실내에 추가해 구매자의 예술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반적인 외형은 기존 시장에서 찬사를 받았던 유려한 후면 곡선과 분할식 전면 램프 등 고유의 미학적 정체성을 유지했다. 여기에 신규 외장 색상인 에테리얼 블루를 추가해 시각적 참신함을 더했다. 다면적 구조의 23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은 빛의 각도에 따라 섬세하게 반응하며, 휠 한 조를 깎아내고 장인의 손길로 마감하는 데에만 최대 6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실내 공간은 친환경 소재와 최고급 수공예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새롭게 도입된 듀얼리티 트윌은 대나무 유래 레이온 직물로, 프랑스 지중해 연안의 대나무 숲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마감을 완성하기 위해 16㎞에 달하는 실과 260만 번의 정교한 바느질이 들어가며, 공정에만 하루 이상이 매진된다. 두 설립자의 이니셜을 결합한 자수 문양은 요트 줄이 교차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시트 가죽에는 달빛 아래 투영된 구름 실루엣을 모티브로 삼은 플레이스드 퍼포레이션 기법이 도입됐다. 세 가지 크기로 배열된 7만8000여 개의 미세한 타공이 은은한 실내 조명과 결합해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케 한다. 호랑이 줄무늬 모양을 띈 호두나무 장식판과 안개 효과를 시각화한 대시보드 조명 장치도 격조를 더한다.

대담한 개성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블랙 배지 모델은 그릴 테두리, 측면 창틀, 문손잡이, 엠블럼 주변까지 특수 무공 검정으로 마감해 묵직한 존재감을 연출한다. 다만 고유의 시각적 균형을 위해 전면 그릴의 수직 빗살은 기존 광택을 유지했다. 제동 장치가 선명히 들여다보이는 오픈 스포크 전용 휠도 역동성을 보탠다.

브랜드 경영진은 이번 신형 라인업이 전동화 시대 속에서도 브랜드의 완벽주의 철학이 변함없이 유지됨을 입증하는 결과물이라며, 고도화된 주문 제작 옵션을 통해 소비자가 차량이라는 빈 캔버스 위에 자신만의 대담한 비전을 완벽히 투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