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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시대…‘1국 1전기차’ 개막

뉴시스
입력 2023-01-18 14:54:00업데이트 2023-05-08 19:31:40
세계 전기차 시장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에 더해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덩치를 키운 전기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18일 현대자동차그룹(HM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759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현상의 완화로 공급 차질은 줄어들 전망이지만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등이 판매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모터와 내연기관 모두 사용하는 차) 시장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올해 세계 전기차·PHEV 판매 전망치는 1242만대로 지난해보다 25.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와 PHEV 비중을 보여주는 침투율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올해는 15.6%에 달할 조짐이다.

◆中 전기차 세계 공략


특히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의 신에너지차(전기차·PH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출은 이미 지난해 65만2000여대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120% 급증한 수치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2.5%에서 34.7%로 높아졌다.

중국 전기차 업체 중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BYD다. 지난해 일본에 판매법인을 세우고, 올해 본격적으로 승용 전기차 모델을 판매할 방침이다. 오는 6월에는 태국에도 현지업체와 합작해 판매회사를 설립한다.

BYD는 유럽 7개국에서 전기차 3종을 출시했고 인도에서도 내년 중에 전기차 판매를 준비 중이다. 브라질 공략을 위해 전기차 현지 공장 3곳을 올해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BYD는 한국에도 서울 용산에 사무실을 마련했고, 버스·트럭 등 전기 상용차뿐 아니라 중국의 옛 왕조 이름을 딴 한·송·탕·친 등 승용차 모델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동헌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이날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중국 업체가 올해부터 아시아태평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전기차 중심의 판매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실장은 이어 “내연기관차 중심이었던 기존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1위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며 “주요 완성차 업체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및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고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국 1전기차’ 시대 도래


이달 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했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전기차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튀르키예 등 신흥국도 속속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다양한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을 들고 CES에 참가한 베트남 전기차 회사 빈패스트는 미국 교통안전국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으며, 오는 2028년 전기차 판매 100만대를 목표로 세웠다. 빈패스트는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 7월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튀르키예 업체 토그(Togg)는 지난해 첫 전기차 모델인 C-SUV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1만8000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CES에서는 개인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콘셉트 모델 ‘비욘드X’도 공개했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완성차 업체 혼다와 손잡고 전기차 모델 아필라를 선보였다. 주행 중 게임이나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설계된 모델로 2026년 양산 예정이다.

정 교수는 올해 전기차와 관련된 CES 키워드로 ▲고급·중대형 전기차의 진화 ▲전기차 최적화 기술 ▲누구나 만드는 전기차 시대를 꼽았다. 그는 특히 “앞으로 전기차 후발 국가들에서도 1개 국가에 적어도 1개 이상 전기차 회사를 보유하는 ‘1국 1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