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수소 ATV 콘셉트
기아 특수사업부가 20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소재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린 중동 최대규모 방산전시회 ‘IDEX 2023’에 참가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된 군용차 콘셉트를 선보였습니다. ‘수소 ATV 콘셉트’가 주인공입니다. 국내에서는 작년에 선보였고 해외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제목에 ‘수소무기차’라고 썼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표기일 뿐 실제로는 무기라기보다는 군용차나 무기체계로 이해하면 됩니다.승용부문은 현대자동차만 수소차 ‘넥쏘’를 선보였는데 군용차는 기아가 전담하기 때문에 군용 수소차는 기아 브랜드로만 공개됐습니다. 아직 콘셉트 단계지만 기아가 만든 첫 오리지널 수소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투싼과 모하비 수소차를 만들어 시범적으로 운행한 적은 있습니다.
UAE 방산전시회 IDEX 2023 기아 부스
군용차 콘셉트이지만 외관 디자인은 범상치 않습니다. 현대차 넥쏘보다 스타일이 멋지다는 평가입니다. 우뚝 솟은 보닛과 날렵한 헤드램프, 근육질 라인이 조화를 이뤄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합니다. 군용차니까 강인한 이미지에 중점을 둔 셈인데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우수하게 보입니다. 날렵한 램프는 요즘 자동차 트렌드까지 반영된 모습입니다. 차체 크기는 길이와 너비가 각각 5033mm, 1894mm, 높이는 1880mm입니다. 휠베이스는 2895mm입니다.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소형전술차량처럼 기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의 풀프레임 차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모하비(4930x1920x1790)보다 덩치가 큽니다. 휠베이스는 동일합니다. 좁은 길도 극복할 수 있게 폭은 약간 좁게 만들어졌습니다. 군인들이 탄띠나 수통, 총기류 등을 모두 갖추고 타면 실내가 비좁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천장과 문짝이 오픈형이기 때문에 한결 나을 수도 있겠네요. 최저지상고는 220mm로 꽤 높고 오프로드 타이어가 장착됐기 때문에 험로 극복에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현대차 넥쏘
기아 군용 ATV는 군용 경량 고기동 차량 개발을 목표로 2020년에 개발 계획이 공개됐습니다. 개발 초기부터 ‘오픈카’ 콘셉트가 반영됐고 수소 ATV보다 내연기관 엔진이 탑재된 ATV 콘셉트가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개발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는 군용 외에 민간이 구입할 수 있는 산업용과 레저용으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언급됐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나왔다면 지프 랭글러, 포드 브롱코 등과 경쟁하는 한국형 오프로더 영역을 개척했을 겁니다.이후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군용차에 적용해본 모델이 수소 ATV 콘셉트입니다. 파워트레인이 달라지면서 외관 디자인도 이전에 비해 세련되게 다듬었습니다. 내연기관에서 엔진에 해당하는 수소연료전지스택과 수소탱크가 얹히면서 경량 고기동 차량에서 ‘경량’은 빼야할 것 같은데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성능은 최고출력이 90kW급이라고 합니다. 약 120~125마력 수준입니다. 넥쏘(163마력, 113kW)보다는 출력을 낮게 세팅했습니다.
작년 개최된 국내 방산전시회 DX코리아 2022 기아 부스
수소 ATV 양산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아직 내연기관 ATV가 양산에 들어간 상황도 아니고 차세대 넥쏘에 들어갈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개발도 더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내구성과 성능 등을 보완한 다음 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원래 재작년 말 완성이 목표였는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모습입니다. 그 이후에 신형 넥쏘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 대한 소식은 현저히 줄어든 상황입니다. 신차급 2.5세대 넥쏘가 나온다는 소식도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현대차 승용 수소차 계획은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입니다. 대형 트럭이나 상용차, 발전 설비 등으로 수소사업 중심을 옮기는 모습도 감지됩니다. 이렇다보니 수소 ATV 양산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기아가 만든 수소 ATV 콘셉트 디자인은 그냥 없애기에는 아깝네요.기아 소형전술차량 기반 기갑수색차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