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에 묻은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기아의 ‘로테이터캠’ 작동 과정. 인공지능(AI)이 렌즈 오염을
감지하면(1단계) 카메라를 보호하는 ‘커버 글라스’가 회전하면서 세척액을 뿌린다(2단계). 이후 소형 와이퍼가 물리적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게 된다(3단계).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이 될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묻을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현대자동차·기아가 공개했다.현대차와 기아는 6일 카메라를 보호하는 ‘커버 글라스’가 회전하면서 렌즈 앞에 결착된 소형 ‘와이퍼’가 외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로테이터캠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량은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차량 구석구석에 설치된 카메라를 활용하게 되는데 이때 빗물이나 먼지, 진흙이 시야를 가릴 경우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고자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기 전에 관련한 신기술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카메라 세척 기술은 노즐이 튀어나와 세정액을 분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천 시 잔존 워셔액이나 누적된 빗방울이 렌즈 표면에 뭉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카메라 센서의 시야를 가릴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로테이터캠을 개발하면서 카메라 렌즈를 덮는 ‘커버 글라스’ 자체를 회전시키는 방식을 새로 고안했다. 센서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세정할 수 있다는 구조적 이점 때문이다.
단계별로는 우선 이미지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이 오염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세정액 공급장치가 작동된다. 이후 커버 글라스가 회전하면서 오염 물질이 고정돼 있는 소형 와이퍼에 걸러지게 되는 것이다. 센서가 우천 상황을 감지하면 굳이 세정액을 뿌리는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물방울이 번지는 현상도 최소화했다.
특히 로테이터캠은 세정액이 외부로 흩뿌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설계돼 세정액 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커버 글라스를 회전시키는 동시에 내부 프로펠러 날개로 바람을 일으켜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에 요구되는 카메라 고도화 기술을 뒷받침함으로써 자율주행 안전성 확보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