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보폭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시장 선도업체’로서의 지위를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그룹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프리미엄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업체들과도 격전을 펼쳐야 할 날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한국의 전기차 수입액은 총 21억3200만 달러로 15.3% 늘었다. 국가별로는 독일(8억7100만 달러), 중국(5억8000만 달러), 미국(5억400만 달러) 순이었다. 중국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입액이 257.7%나 늘었다. 독일(47.5%)과 미국(―48.1%)에 비해 급성장하며 올해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확대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이 올 7월부터 국내에 상륙하면서 중국산 비중이 급속히 높아졌다. 이 모델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미국 생산품보다 2000만 원 이상 가격을 낮췄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4000만 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폴스타의 전기차 ‘폴스타2’도 지난해 2794대에 이어 올해도 11월까지 1556대가 팔렸다. BYD는 내년 3000만 원 이하 중저가 전기 승용차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버스, 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침투는 더욱 매섭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상용차 판매 1위는 중국 지리의 소형 전기차 ‘쎄아’였다. 판매 10위 내 모델 가운데 7개 모델이 중국산이었다. 올 1∼11월 기준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내 시장의 46.1%를 차지했다. 2019년 21.9%, 2020년 23.2%, 2021년 33.2%, 2022년 38.7%에 이어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가 국내 친환경차 보조금을 쓸어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공세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와 인도 등 ‘신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데, 중국 전기차와 주요 공략 시장이 겹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싱가포르에 최첨단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짓고 동남아 시장 교두보로 전기차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이 생산하는 ‘아이오닉5’는 현지 최초로 생산하는 전기차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23일부터 전기차 증산을 위한 공사도 진행하며 ‘코나EV’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비야디도 지난해 9월 태국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부터 연 1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동남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비야디는 1∼10월 중국 외 지역에서도 8만 대 가까이 수출하며 10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가격으로 중국 전기차를 이길 수가 없기 때문에 고성능 모터스포츠와 수소 등 신기술 등을 홍보하며 ‘기술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있다”며 “각 국가의 현지인이 좋아하는 전략 차종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유럽과 중동,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며 현대차그룹의 최고 경쟁자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한국의 전기차 수입액은 총 21억3200만 달러로 15.3% 늘었다. 국가별로는 독일(8억7100만 달러), 중국(5억8000만 달러), 미국(5억400만 달러) 순이었다. 중국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입액이 257.7%나 늘었다. 독일(47.5%)과 미국(―48.1%)에 비해 급성장하며 올해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확대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이 올 7월부터 국내에 상륙하면서 중국산 비중이 급속히 높아졌다. 이 모델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미국 생산품보다 2000만 원 이상 가격을 낮췄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4000만 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폴스타의 전기차 ‘폴스타2’도 지난해 2794대에 이어 올해도 11월까지 1556대가 팔렸다. BYD는 내년 3000만 원 이하 중저가 전기 승용차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버스, 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침투는 더욱 매섭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상용차 판매 1위는 중국 지리의 소형 전기차 ‘쎄아’였다. 판매 10위 내 모델 가운데 7개 모델이 중국산이었다. 올 1∼11월 기준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내 시장의 46.1%를 차지했다. 2019년 21.9%, 2020년 23.2%, 2021년 33.2%, 2022년 38.7%에 이어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가 국내 친환경차 보조금을 쓸어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공세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와 인도 등 ‘신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데, 중국 전기차와 주요 공략 시장이 겹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싱가포르에 최첨단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짓고 동남아 시장 교두보로 전기차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이 생산하는 ‘아이오닉5’는 현지 최초로 생산하는 전기차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23일부터 전기차 증산을 위한 공사도 진행하며 ‘코나EV’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비야디도 지난해 9월 태국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부터 연 1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동남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비야디는 1∼10월 중국 외 지역에서도 8만 대 가까이 수출하며 10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가격으로 중국 전기차를 이길 수가 없기 때문에 고성능 모터스포츠와 수소 등 신기술 등을 홍보하며 ‘기술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있다”며 “각 국가의 현지인이 좋아하는 전략 차종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유럽과 중동,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며 현대차그룹의 최고 경쟁자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