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하비브(Karim Habib)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이 미국 뉴욕오토쇼에서 K4를 소개하고 있다.
기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뉴욕국제오토쇼(뉴욕오토쇼)’를 통해 준중형 세단 K3 후속모델인 K4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준대형 세단 K7 후속모델이 K8으로 출시된 것처럼 K3 후속도 숫자를 하나 올린 K4가 대체한다. 북미 등 해외 시장 관점에서는 기아 포르테 후속모델이 K4인 셈이다. 국내에서 알파벳 K로 시작하는 기아 모델명은 흔해졌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기존 이름을 사용 중이다. 북미에서 ‘K-작명법’은 이제 시작 단계다. 먼저 선보인 K5(옵티마)에 이어 이번 K4가 두 번째다. K8과 K9은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다만 K4는 해외에서만 판매되는 신차로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고 한다. 현행 K3가 기아의 마지막 준중형 세단이 될 전망이다. 준중형 세단에 대한 수요 감소와 전동화 일환으로 K3를 단종하고 후속모델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K3의 빈자리는 전기차 EV3와 EV4, 소형 SUV 셀토스 등이 대체할 전망이다.
기아 K4 GT라인
판매 실적 측면에서 기아 내연기관 준중형급 세단의 국내 시장 단종이 다소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아 K3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1만3204대가 팔렸다. 모델 노후화와 준중형 세단 수요 감소로 판매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2021년과 2022년까지는 2만대 넘는 판매량을 이어왔다. 후속모델이 출시되면 연간 2만대 수준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판매대수는 약 20만대 수준으로 브랜드 내에서 3~4번째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국내 연간 판매량을 2만대 수준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내 판매량이 약 10% 비중을 차지한다. 폭발적인 인기는 아니지만 판매가 꾸준한 차종인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기아는 K4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 넘는 기술을 바탕으로 준중형 차급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디자인은 브랜드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 구성요소 중 하나인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를 기반으로 한다. 강인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여기에 스타맵 라이팅과 ‘ㄱ’자로 꺾인 LED 등 최신 디자인이 더해졌다.
기아 K4 GT라인
특히 현행 현대자동차 아벤떼(CN7)처럼 4세대 최신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저중심 설계와 무게중심 최적화가 이뤄졌다. 이전 플랫폼은 아벤떼AD와 공유해 전반적으로 구형 모델 느낌이 있었다. 효율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반떼와 비슷한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전반적인 실루엣도 유사해졌다. 헤드램프와 보닛 등이 낮아졌고 완만하게 떨어지는 C필러 디자인이 특징이다. C필러 윈도우 라인 후면은 직각으로 끊어지게 처리해 조금 더 패스트백 스타일을 강조했다.실내는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이유 있는 즐거움(Joy for Reason)’을 기반으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운전자 중심 구조를 넘어선 독창적인 인테리어를 갖췄다고 기아는 소개했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내비게이션), 5인치 공조 조작 모니터 등이 조합돼 약 30인치 크기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 사용 빈도가 높은 내비게이션과 공조 기능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물리 버튼을 적용했다. 도어 트림과 콘솔, 크래시패드 등은 3가지 컬러 조합으로 운영한다. 무드조명도 적용됐다.
기아 K4 GT라인 실내
K4 GT라인 트림의 경우 전용 범퍼와 외관 디자인 요소로 조그 더 역동적인 느낌을 살렸고 실내 역시 전용 컬러와 패턴이 더해진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3스포크 구성으로 일반모델과 차별화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도 접목했다고 한다. ‘기아 AI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는데 자연어 이해를 기반으로 복잡한 문맥을 이해하고 운전자와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하다고 기차 측은 설명했다. 여행 설계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향후 무선 업데이트 등을 통해 기능이 다양해질 예정이다.파워트레인은 2.0 가솔린과 1.6 가솔린 터보로 운영한다.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향후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짐작해볼 수 있다. 2.0 가솔린 엔진은 무단변속기와 조합되며 최고출력 149마력, 최대토크 18.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6 가솔린 터보는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고 193마력의 최고출력과 27.0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기아 K4
주요 안전·편의사양으로는 8 에어백, 고속도로주행보조2, 스마트크루즈, 차로유지보조, 지능형속도보조, 충돌방지보조, 후측방충돌경고, 후측방모니터, 서라운드뷰모니터, 주차거리경고 등이 적용된다. 북미 시장 공식 출시는 올해 하반기로 계획됐다.기아 관계자는 “국내 준중형 세단 수요는 많이 감소했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소형차급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K4는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모델로 소비자에게 기대 이상의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뉴욕오토쇼에 참가한다. K4를 메인으로 내세워 부스를 운영한다. 부스에는 K4를 비롯해 EV6와 월드카어워즈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한 EV9, 텔루라이드, 쏘렌토, K5 등을 전시한다.
기아 EV9이 2024 월드카어워즈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러셀 와거(Russell Wager) 기아 미국판매법인 마케팅담당 상무가 뉴욕오토쇼에서 K4를 소개하고 있다.
기아 K4 GT라인
기아 K4 GT라인 실내
기아 K4 실내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