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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서도 배터리 현지화… 가격경쟁력 쑥

김재형 기자 , 구특교 기자
입력 2024-04-09 03:00:00업데이트 2024-04-09 09:33:19
현대자동차·기아가 인도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전기차 공급망 현지화’를 통해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서 ‘전기차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인도산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로 공략

현대차·기아는 8일 경기 화성시의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Exide Energy)와 인도 전용 전기차의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현대차·기아 전용 배터리셀 개발과 생산, 전동화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 확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엑사이드는 향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을 현대차·기아 생산 거점에 공급하게 된다. 엑사이드는 배터리 원료 상당 비중을 현지에서 직접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3월 누적 판매량 기준 각각 현지 2위(16만317대)와 6위(6만5369대)에 올라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 원료까지 포괄하는 배터리 현지화가 이뤄진다면 가성비가 중요한 인도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장 사장은 “인도는 향후 전동화 확대가 기대되는 중요한 시장으로 초기에 배터리 현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향후 인도에서 양산될 예정인 전용 EV가 인도 기업이 현지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하는 첫 전기차가 돼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물류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화를 위해 완성차 업체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에 동반 진출하는 경우는 많다.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미국 테네시주의 얼티엄셀스 2공장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스텔란티스와 삼성SDI도 미국에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미국에 연산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에선 동유럽에 포진한 배터리셀 업체들로부터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납품받는 구조다.

● 아·태 지역 ‘전기차 A∼Z 공급망’ 구축

현대차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이르면 8월, 현지 출시 예정인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에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HLI그린파워)에서 처음으로 양산되는 배터리다. 니켈과 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 원료가 풍부한 현지 자원을 활용하는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에서도 원료까지 포괄하는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지역은 모두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주목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셀 업체와 손잡고 미국이나 유럽에 동반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곳에서 이차전지 원료까지 확보하긴 힘들었다”며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인구 대국으로 불리는 인도나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급망을 탄탄히 구축한 것은 전기차 공급망의 ‘A∼Z’(모든 것)를 확보하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