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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둔화에…현대차, ‘연식변경=차값인상’ 공식 깨졌다

김재형 기자
입력 2024-04-10 03:00:00업데이트 2024-04-10 06:46:37
아이오닉 6아이오닉 6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최근 3년간 줄곧 상승세를 타왔던 승용차 평균가가 하락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식 변경 모델(상품성 개선)을 내놓을 때 이전보다 판매가를 동결하거나 낮추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평균 신차 판매가격도 전년보다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붕괴로 수년간 이어지던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 끝나가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연식 변경에도 차값 할인

9일 본보 분석 결과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 포함)가 올해 연식 변경으로 내놓은 7개 모델의 판매가(최저가) 평균은 5021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네시스 G90(3.5 가솔린 터보 기준)과 현대차 코나(2.0 가솔린), 아이오닉 5(롱레인지), 코나 일렉트릭(스탠더드), 아이오닉 6(스탠더드), 스타리아(2.2 디젤 카고) 그리고 기아 K9(3.8 가솔린)의 판매 최저가 평균을 계산한 값이다.

연식 변경 모델들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가 평균인 5055만 원보다 약 34만 원 낮아졌다. 기능상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연식 변경 모델이면 수백만 원씩 가격이 뛰던 최근 3년간의 흐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전년 대비 판매가가 22만 원 낮아진 코나의 경우 2022년에서 2023년으로 연식 변경을 할 때 324만 원 인상됐었다.

고금리, 경기 침체기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호황기가 끝나가는 것과 맞닿아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37만8228대에 그쳤다. KAMA는 올해 내수 시장 기준 연간 판매량도 전년보다 2.8%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주홍 KAMA 전무는 “그동안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재 가격 인상, 생산 차질 등으로 차값이 상승해 왔다”면서 “하지만 대외 악재 요소에 따라 각 회사들이 내수 판매 증진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가격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1분기 신차 판매가도 낮아져

‘연식 변경=차값 인상’이라는 공식이 깨진 것과 동시에 올해 1분기 신차 평균 판매가도 낮아졌다. 신차 평균 판매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진 것은 카플레이션 시대의 대표적 상징이었다.

이날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신규 등록 차량(신차)의 평균 취득가액(구입비용)은 전년(연간 기준)보다 1.9% 떨어진 4819만 원이다. 연평균 취득가액은 2021년(4419만 원)부터 2023년(4911만 원)까지 매년 평균 5.6% 증가했다.

연료별로 봤을 때 특히 전기차의 가격 인하 폭이 가장 컸다. 국산 전기차의 경우 지난해 5823만 원에서 올해 1분기 5020만 원으로 803만 원 떨어졌다. 수입 전기차는 이 기간 1575만 원(8454만 원→6879만 원)이 급락했다. 전기차 시장을 덮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이가현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팀장은 “특히 수입차는 경유를 제외하고 휘발유,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두에서 1분기 취득가액이 줄었다”며 “이는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이 적용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상대적으로 저가인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이 큰 인기를 끈 것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