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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매매업 종사자 갈수록 감소… ‘판매왕’ 사라질 수도

한종호 기자
입력 2024-04-27 01:40:00업데이트 2024-04-27 01:40:00
“컴퓨터는 경조사를 찾아가지도, 안부 전화를 걸지도 못하지 않습니까. 진심을 전할 수 없습니다.” 4000대가 넘는 차를 판매한 송웅 기아 선임 오토컨설턴트는 말했다. 그러나 꾸준히 들려오던 ‘판매왕’ 탄생 소식을 앞으로도 들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완성차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 기조가 확대되면서 영업사원을 포함한 자동차 매매업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2월에 3만7626명이었던 자동차 매매업 종사자는 2023년 12월 기준 3만3376명까지 줄었다. 5년 새 11.3%가량 업계를 떠난 것이다. 송 선임이 속한 부산남포지점은 신입 영업사원을 받지 못해 막내가 21년 차다.

테슬라를 필두로 한 일부 수입차 회사는 이미 100%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자사 판매 채널을 전량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4월 ‘혼다 온라인 플랫폼’을 공식 오픈하고 국내 자동차 판매를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역시 모든 차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 내연기관 모델의 100% 온라인 판매를 결정하는 등 온라인 판매 확대 기조에 편승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완성차 업계의 변화는 유통 과정을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면 인건비와 오프라인 매장 운영 비용 등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가격 투명성을 확보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수입차 시장에선 할인 경쟁이 빈번해 같은 차량도 지점과 딜러에 따라 수백만 원씩 가격 차이가 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계는 아직 온라인 판매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 판매사원의 일감 감소를 이유로 노조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소비자 사이에선 여전히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얼굴을 마주 보고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요구가 남아 있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운영하는 등 해외에선 활발한 온라인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부분 온라인 판매 확대를 통해 상생을 모색하는 전략이 눈에 띈다. 온라인 숍에서 차량 구매를 예약하면 오프라인 딜러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춘 BMW가 대표적이다. ‘BMW 샵 온라인’을 통한 판매량은 2020년 500대에서 2021년 5251대, 2022년 6891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30% 성장한 1만5853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 1만 대를 넘어섰다. 거래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딜러의 일자리도 보전하는 윈윈 전략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딜러들의 일자리 보존과 회사의 경쟁력 제고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회사의 경쟁력 차원에서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판매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기존 영업사원이 애프터서비스(AS)나 어드바이저 업무 등으로 원활하게 직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