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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가 당신을 태우러 곧 도착합니다.”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41분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 타운에서 아이폰 앱 ‘웨이모 원’을 통해 무인 택시를 호출하자 곧바로 이런 메시지가 떴다. 웨이모는 구글을 운영하는 알파벳이 만든 무인 자동차 회사다.
웨이모 원 앱은 출발지를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GPS)을 통해 인식했고, 기자가 도착지를 입력하자 거리(2㎞)와 비용(21달러)을 알려줬다. 호출 후에는 차량 현재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했고, 알림을 통해 탑승할 차량 번호도 전해줬다. 여기까지는 한국의 택시 호출앱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웨이모 원에서 보내준 택시는 외관부터가 남달랐다.
기자가 있는 곳에 도착한 재규어 아이(I)-페이스 차량 지붕에는 360도 회전하는 라이다(레이저를 활용한 레이더)가 장착돼 있었다. 차량 주위를 3차원으로 인식하는 기기다. 차 사방에는 카메라 29개와 비, 눈, 안개 등 상황에 외부를 인식할 레이더도 달렸다.
휴대폰을 들고 다가가자 자동차가 잠금을 해제했다. 차량 내부 스티어링휠(핸들), 대시보드, 디스플레이 모두 일반 차량과 동일했지만, 운전석이 비어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안전밸트를 착용한 뒤 디스플레이의 출발 버튼을 터치하자 웨이모가 스르르 움직였다. 동시에 안전밸트 착용을 계속 하고, 핸들과 액셀러레이터는 조작하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본격적으로 차량이 달리기 위해 도로 진입을 준비했다. 차량이 우회전 방향 지시등을 켜는가 싶더니 왼쪽에서 차량이 오지 않자 핸들을 우측으로 빠르게 감고 속도를 냈다. 이후 도로에 진입하자 마치 운전자가 앉아있는 것처럼 천천히 핸들을 풀었다.
웨이모는 편도 3차선 도로의 1차선으로 운행했다. 주정차된 차량과 인접한 우측 차로보다 운전 변수가 적어 1차선을 택한 것으로 보였다.
차량 속도은 시속 20마일(시속 32㎞) 안팎을 유지했다. 시내 주행은 이 속도로 운행해도 차량 흐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최대 속도는 65마일(시속 104㎞)이다.
10분간의 탑승 시간 동안 신호를 위반하거나 안전거리를 준수하지 않는 모습은 전혀 목격되지 않았다. 사람보다 더 안전하게 차량을 운전한 것이다. 교차로에 진입할 때 주황불로 신호등이 변경되자 교차로를 신속히 빠져나가는 운전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는 방향 지시등을 미리 켜고 교차로에 진입했다. 반대편 차로에서 차량이 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핸들을 돌려 도로로 들어섰다.
웨이모는 애리조나 피닉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LA에서 운행 중이다. 앞으로 플로리다 마이애미, 텍사스 오스틴 조지아 애틀란타에서도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10일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에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한 차량도 공개했다. 이 차량은 2025년 말 도로 주행 테스트를 한다.
웨이모 측은 “도로에서 수백만 마일을 운전했고, 수십억 마일의 도로를 시뮬레이션 학습했다”며 “자율 주행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웨이모가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부 외신은 지난해 7월 웨이모가 역주행 중 경찰에 단속되는 모습을 전했고, 지난해 2월에는 자전거와 웨이모가 충돌해 자전거 이용자가 부상을 당했다는 뉴스도 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