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철 비야디코리아 승용부문 대표가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비야디 승용 브랜드 출범식에서 아토3(왼쪽) 등 올해 국내에 출시하는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3000만 원대 가성비 모델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비야디에 이어 중국 신흥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 지리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 등 다른 중국 브랜드들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중국발(發)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비야디코리아는 16일 오전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비야디 승용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고 국내 사업 전략과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 계획을 발표했다. 2016년 상용차 부문으로 한국에 진출한 이후 약 9년 만에 승용차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국내에 가장 먼저 상륙한 비야디 전기차는 가성비가 뛰어난 모델로 손꼽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토3’이다. 2022년 처음 출시된 아토3는 전 세계에서 100만 대 이상 판매된 비야디의 간판 모델로 국내에는 기본형(아토3)과 아토3 플러스 등 두 개 트림으로 판매되며 이날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갔다.
비야디코리아는 이 모델의 출시가를 다른 해외 국가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3150만 원(기본형)과 3330만 원(아토3 플러스)으로 책정했다. 조인철 비야디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어젯밤까지 출시 가격을 고민했다”며 “더 많은 한국 소비자가 더 쉽게 비야디 전기차를 경험하도록 중국 본사 차원의 배려(협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야디는 일본에선 아토3(기본형)를 한국보다 약 33% 더 비싼 450만 엔(약 420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비야디코리아는 세단인 씰과 중형 SUV인 씨라이언7도 올해 안에 국내 판매를 개시할 방침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국내 출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야디코리아는 그간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전국 권역별로 DT네트웍스를 비롯한 6개의 공식 딜러사를 선정했고, 이날부터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주요 지역 및 도시에 15개 전시장과 11개 서비스센터를 순차적으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비야디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류쉐량(劉學亮) 총경리는 “비야디는 전기 지게차, 전기버스, 1t 전기 트럭을 선보이며 한국인의 일상과 인연을 맺었다”며 “승용차 브랜드 출범이 한국의 친환경차 기업들과 함께 탄소 없는 모빌리티 환경 구축과 녹색경제 발전에 공동으로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비야디의 이번 한국 상륙을 중국 전기차 브랜드 공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샤오펑도 최근 한국지사 대표 선정과 딜러사 물색에 나섰고, 지커 또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한국 법인 설립 등을 마친 상태다. 업계에선 중국 브랜드의 진출이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엇갈린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치열한 가격 경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국내 소비자에게 중국산 전기차는 여전히 ‘값싼 저품질 차’라는 인식이 강해 비야디를 비롯해 중국 브랜드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긴 호흡, 장기적인 시각으로 당장의 판매량보다 안전성, 편의성, 성능 등 모든 면에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