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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 만에 풀체인지… ‘움직이는 셸터’로 거듭난 팰리세이드

고양=김재형 기자
입력 2025-02-06 03:00:00업데이트 2025-02-06 19:22:15
2세대 팰리세이드는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한 것뿐 아니라 기존 대비 실내 공간도 크게 넓혔다. 팰리세이드 2.5 가솔린 9인승과 7인승 모델의 시작가는 각각 4383만 원, 4447만 원이다. 현대자동차 제공2세대 팰리세이드는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한 것뿐 아니라 기존 대비 실내 공간도 크게 넓혔다. 팰리세이드 2.5 가솔린 9인승과 7인승 모델의 시작가는 각각 4383만 원, 4447만 원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2세대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14일, 2018년 첫 등장 이후 6년여 만에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출시됐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90만8066대, 국내 28만3133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인기 있는 모델이다. 특히 국내에서만 매년 5만 대 가까이 판매되며 한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개척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팰리세이드는 출시 이후 3주 만에 4만5000대가 사전 예약됐다. 외형뿐만 아니라 체급이 한 단계 올라갔다고 볼 만큼 크기도 커졌다. 이에 기아 카니발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패밀리카 시장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가솔린 모델을 타고 지난달 21일 경기 고양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출발해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를 찍고 돌아오는 코스로 왕복 100km 거리를 달려봤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가혹한 주행 환경 속에서 마치 셸터(피난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넓고 안정적인 구조의 실내 공간이 더욱 돋보였다.

실제로 실내 공간은 더 넓어졌다. 길이 5060mm(캘리그래피 트림은 5065mm), 너비 1980mm, 휠베이스는 2970mm. 신형 모델은 이전보다 길이가 6.5cm, 실내 공간감을 결정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가 7cm 늘어났다. 전고도 1.5cm 높아지면서 시야 확보는 물론이고, 넓은 공간감이 가져다주는 주행 중 피로 상쇄 효과도 탁월했다. 실내 공간이 넓어지면서 3열 시트의 실용성 또한 함께 높아졌다.

실내는 고급 가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아일랜드 타입의 센터 콘솔처럼 집 안에서나 볼 법한 디자인이 내부 곳곳에 배치됐다. 경치 좋은 곳에 자리만 잡으면 차 안은 나만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2.5 터보 가솔린 엔진이 제공하는 동력 성능은 이미 익숙했다. 싼타페, 쏘나타 등 다른 현대차 모델에도 적용된 바 있다. 팰리세이드의 덩치가 더 크지만 힘이 모자라지 않았다. 다만 주행감에서 특별함을 주지는 않았다.

그 대신 팰리세이드는 이번에 기존 경유(디젤) 모델을 없애는 대신 2.5 터보 가솔린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카니발에도 적용된 기존 1.6 터보 가솔린 기반의 하이브리드보다 동력 성능이 높아지고, 시스템도 한 단계 진화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상반기(1∼6월)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도 높다.

두 시간 반 정도의 시승을 통해 압도적인 공간감을 내세운 팰리세이드가 국내 패밀리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안락한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차량 곳곳에 묻어났다. 변화하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자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의 색다름에서 약간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향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대부분 팰리세이드의 실내외 디자인에서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는 미니밴 카니발 중심이던 기존 패밀리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만큼 매력이 넘치는 차였다.


고양=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