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전날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과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계약에 따라 SK온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올해 연말까지 국내산 수산화리튬 최대 6000톤을 공급받는다. 전기차 약 10만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급받은 리튬은 국내 양극재 공장을 거쳐 SK온 미국 공장으로 최종 공급되는 방식이다. 향후 2~3년간 수산화리튬을 추가 공급하는 계약도 연내 체결할 예정이다.

수산화리튬의 경우 니켈과 반응성이 좋고 합성이 용이한 성질을 가진다. 때문에 주로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의 원료로 사용된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용량이 큰 배터리에 적합한 원료로 장거리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로 쓰인다.

글로벌 리튬 공급망은 대부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 리튬의 70%를 중국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가공제품인 수산화나트륨은 중국산 비중이 무려 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수입된 중국산 수산화리튬 비중은 전체의 82.7%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3일(현지 시간) IRA 개정이 포함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의회를 통과했다. 신설된 ‘금지외국기관(Prohibited Foreign Entity)’ 규정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AMPC를 수령하려면 ‘실질적 지원 비용 비율(MACR, Material Assistance Cost Ratio, MACR)’을 만족해야 한다. MACR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 직접 재료 비용 중 비(非) PFE 직접 재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MACR 비중은 2026년 60%를 시작으로 매년 5%씩 높아져 2030년부터는 85%가 된다.
SK온은 지난 2022년 도입된 IRA에 대응하기 위해 원소재 글로벌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올해 2월에는 미국 웨스트워터와 천연흑연 공급계약을 맺었다.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면 통관비와 운송비 등에 이점이 있다고 한다. 작년 11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국내산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러한 이유로 볼 수 있다.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은 “글로벌 정책 변화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경쟁력 높은 소재 확보와 전략적 공급 파트너십 다양화를 통해 북미 지역 사업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