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는 늘어나는 데 리튬이온 전지가 일으키는 열폭주 문제는 아직 잡지 못했다. 수초 내로 온도가 1000도 이상 치솟아, 골든타임 10초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열폭주 전조를 읽어내 소화 시스템을 미리 작동시키는 보안·소방 설루션도 시도되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난연성 전해물질 개발이 필요하다.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등과 함께 난연성 전해액 ‘BEMC’를 2023년 개발했다.
연구진은 선형 유기 카보네이트 분자구조를 제어한 방식으로 개발했다. 전해액으로 사용되는 선형 유기카보네이트 용액은 인화점이 낮아서 상온에서도 쉽게 불이 붙는다.
보통 전해질의 난연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론 전해액 분자에 과량의 불소 원자를 치환하거나 고농도 염을 녹이는 방식 등이 시도됐다.
이 경우 이온 전달 능력이 낮아지거나 상용 전극과의 호환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경제성과 대량 생산성 측면에서 불리해진다.
반면 KIST 연구팀의 BMEC는 유기카보네이트 분자에 알킬 사슬 연장과 알콕시 치환을 동시 적용해 만들었다. 분자 간 상호작용과 리튬 염 용해 능력 능력이 함께 높아졌다. 인화점과 이온전도도(이온의 이동 속도)를 동시에 개선했다는 의미다.
실제 BMEC의 인화점은 기존 대비 30도 높고, 가연성 기체도 37% 적게 나온다.
다만 연구는 어디까지 실험적 단계에서 난연성 전해액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 수준으로 상용 리튬전지만큼 충전 효율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세라믹 등 고체 전해질을 쓰는 ‘전고체 배터리’를 대안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역시 현 수준에선 낮은 이온 전도도로 인해 출력·충전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 전해질의 kg당 생산 단가도 리튬 전해액보다 1200배 비싼 1600만 원 등 경제성이 떨어진다.
또 다른 숙제는 기존 배터리 제조 공정과 생산 인프라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규 전해물질이 개발돼도 민간기업이 섣불리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는 불연성 전지 도입을 촉진하는 법안 등 제도적 지원도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