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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시승기]아우디 최신 전기차 ‘Q4 e-트론’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3-01-02 16:42:00업데이트 2023-05-08 19:37:19
아우디 전동화 전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3년 뒤면 아우디 명성을 다져온 내연기관 모델을 뒤로하고 전기차 사업에 사활을 건다. 아우디는 2026년부터 순수 전기차만 출시하는데 이미 20개 이상의 전기 구동 모델 판매 계획을 세운 상태다.

아우디는 대대적인 변화에 앞서 최근 3년 동안 ‘e-트론’ 제품군을 잇달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2020년 e-트론 ▲2021년 e-트론 GT·e-트론 스포트백·RS e-트론을 출시하며 MLB 에보와 J1 플랫폼을 국내에 선보였다. 고성능 전기차인 e-트론 S, e-트론 스포트백 출시와 함께 e-트론 제품군을 구체화 했다.

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한 ‘Q4 e-트론’도 합류하면서 세단, 중형 SUV에 소형 모델까지 구색이 맞춰졌다.

이번에 만나본 Q4 e-트론은 전기차 중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차로 꼽힌다. 실내 공간은 대형 SUV와 맞먹지만 가격은 5000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해 고급 전기차에 대한 진입 장벽을 확실히 낮췄다.

각인 되는 첫인상은 아니지만 한 면씩 떼놓고 보면 꽤 매력적이다. 아우디 SUV 고유 유선형 스포츠 패밀리룩을 입은 이 차는 후면부로 갈수록 세밀한 디자인이 입혀져 있다. 전면부 수직 스트럿이 들어간 8각형 싱글프레임 전면 그릴은 널찍한 디자인으로 순수 전기 모델의 디자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낮은 3차원 스포일러와 부분적으로 덮여 있는 리어 액슬의 트롤 암 등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각각 0.28과 0.26의 항력 계수를 달성했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높은 시인성을 제공한다. 일반 LED보다 높은 밝기로 촘촘하게 배열된 광선으로 넓은 가시범위와 안전성을 자랑한다.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처 기능도 갖춰 운전자는 네 가지의 시그니쳐 라이트 디자인 가운데 취향에 맞는 라이트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기본형 모델은 19인치 5-암 디자인 휠이 적용, 최상위 Q4 스포트백 e-트론 40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20인치 5-V 스포크 그래파이트 그레이 휠이 들어간다. 라디에이터 그릴, 콘트라스트 페인트, 사이드 스커트, 디퓨저 및 엠블럼에 S 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도 탑재돼 한층 더 스포티한 외관을 완성한다.

후면부는 좌우 램프를 길게 연결한 가로 배치 램프와 함께 간결한 인상을 전달했다. 쿠페형 모델인 스포트백의 경우 근육질 볼륨과 함께 보다 역동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부분이 특징이다.

실내로 들어오면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실내는 풀사이즈 SUV 못지않게 넓다. 실제로 아우디 플래그십 SUV Q7과 비교해도 손색 없었다. 특히 간결한 동력 구조 덕분에 센터 터널이 없어 앞 석 뿐 아니라 뒷좌석에도 넉넉한 레그룸과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다만 조수석 대시보드가 좌석 쪽으로 툭 튀어나와 공간을 다소 침범하는 부분은 아쉬웠다.

Q4 e-트론은 최고속도가 160km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도 각각 204마력, 31.6kg.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8.5초 수준이다. 효율성을 위해 최고 속도를 다소 낮게 제한했지만 질주할 일이 별로 없는 도로에서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밝으면 즉각적인 반응 보다는 부드럽게 차체를 이끈다. 덕분에 안정적인 승차감을 선사한다. 차가 속도를 줄이면서 스스로 충전하는 회생 제동 시에도 출렁거림이 덜해 부드러운 주행을 헤치지 않았다.

Q4 e-트론은 곡선주로와 오르막길 등에서 무난한 주행을 보여준다. 오르막이라고 해서 힘이 달리거나 굼뜨지 않았다. 또 이중접합유리를 장착해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구간에서도 정숙성이 뛰어나다. 다만 감속은 즉각적이지 않아 브레이크에 힘을 더 줘야할 때가 종종 있었다.

전용 플랫폼 덕분에 회전반경이 좁아 유턴도 편리했다. 신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와 달리 바퀴 주변에 달려있는 각종 장치들이 빠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탈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건 빠르게 위험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장착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주행 시 도움을 준다. 이 차는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통해 길 위에 화살표를 표시해주고, 방향 전환 시기가 가까워지면 점점 화살표가 커지도록 안내해준다. 이를 통해 초행길이나 좁아길 등 헷갈리는 요소를 미리 차단해 예측 운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Q4 e-트론은 제원을 뛰어넘는 전비가 인상적이었다. 공인 전비는 복합 기준 kWh당 Q4 e-트론은 4.3km, Q4 e-트론 스포트백은 4.1km다. 하지만 고속구간과 와인딩 코스 위주로 달린 뒤 나온 전비는 6km를 넘겼다. 이를 배터리용량(82kWh)으로 환산하면 대략 500km 안팎의 주행거리가 나온다. Q4 e-트론과 Q4 e-트론 스포트백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각각 368km, 357km이지만 이를 훌쩍 넘겨 장거리 운행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앞타이어 전방의 휠스포일러(휠 날개)와 차량 뒷기둥 옆 터뷸레이터 에지 등을 탑재해 공기저항계수를 최대한 줄였다.

첨단 운전 보조장치 정확성도 높았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정 속도를 달리게 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적극적으로 차로를 유지하게 하는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는 정확하게 역할을 수행하며 주행을 이어나갔다. 완만한 곡선 구간에서도 운전자 조작없이도 차선을 잘 유지시켰다.

가격은 5970만 원부터 시작한다. 최대 7070만 원까지 책정됐다. Q4 e-트론은 상온 주행 거리와 저온 주행거리 차이가 커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Q4 e-트론 스포트백의 저온 주행거리는 254km로 상온의 70% 이상이 되면서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