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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으로 웅장하게… 호랑이 얼굴 담은 EV9

이건혁 기자
입력 2023-03-16 03:00:00업데이트 2023-05-08 18:47:58
15일 기아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기아 EV9’ 내외부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아 디자인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를 전면에 적용해 역동성을 더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3열 7석의 넓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기아 제공15일 기아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기아 EV9’ 내외부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아 디자인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를 전면에 적용해 역동성을 더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3열 7석의 넓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기아 제공
지난달 17일 서울 성동구의 한 전시장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사전 공개된 기아의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기아 EV9’의 첫인상은 ‘거대하다’였다. 플래그십(기함) SUV로 디자인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커다란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카림 하비브 부사장 역시 “가장 중요한 디자인 요소는 3열 7석으로 된 차량의 공간감”이라며 “전기차로서 이처럼 큰 공간을 가진 차는 거의 최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15일 EV9의 내외부 디자인을 공개했다. EV9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다섯 번째 차량이자, 첫 번째 대형 전기 SUV다. 기아는 이달 말 온라인으로 EV9의 상세 정보를 공개한 뒤 31일 개막하는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 처음으로 양산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EV9의 외관 디자인은 기아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해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이라는 형태로 구현됐다. 우선 전면부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됐다. 그릴 양옆에는 정육면체로 구성된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맵 주간주행등’이 배치됐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에 비해 허전할 수 있는 전기차의 전면부에 역동적인 인상을 더했다.

측면은 직선을 충분히 활용해 단순하면서도 볼륨감을 살리도록 디자인됐다. 후면에는 전면과 비슷한 디자인의 ‘스타맵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배치해 통일성을 부여했다. 후면 창문의 와이퍼를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해 깔끔한 인상을 줬다.

EV9의 최대 장점은 넓다 못해 광활하다는 인상을 줄 수준의 실내 공간이었다. 좌석을 모두 3열로 설치했는데도 소형 해치백 수준의 트렁크 공간이 나올 정도였다. 2열은 좌석이 연결된 형태의 벤치 시트와 각각 분리된 독립형 시트로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독립형 시트 중에는 최대 180도 회전되는 ‘스위블 시트’도 선택이 가능해 2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아는 EV9의 정확한 크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달 현장에서 EV9을 직접 살펴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아 모하비보다도 큰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EV9 내부 1열에 3개의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차량의 상태를 쉽게 살피고 조작도 간편한 장점이 있다. 기아 제공EV9 내부 1열에 3개의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차량의 상태를 쉽게 살피고 조작도 간편한 장점이 있다. 기아 제공
운전석 공간은 개방감과 간결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전석의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등 3개의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차량 상태를 쉽게 살피고 조작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SUV의 약점으로 꼽히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요소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하비브 부사장은 “길이가 긴 만큼, 뒤쪽까지 충분히 가속한다는 느낌으로 (지붕) 길이를 늘였다”며 “공학 측면에서 공력을 충분히 고려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EV9이 SUV인 만큼 험로주행(오프로드)도 고려해 제작됐지만, 이를 디자인 요소로 강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 대신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함으로써 도심 주행에 어울리고, 가족용 차량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